올해 국채 발행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최대 11조6천억원 줄어 214조원 안팎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물 발행 비중도 정부 가이드라인을 밑돌면서 국고채 30년물 약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연합인포맥스는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이 29일 '9월 국채발행계획, 가이드라인을 하회한 장기물 비중' 보고서에서 시장조성용 국채 미사용 재원을 근거로 이같이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시장조성용 국채 발행 규모는 25조7천억원이다.
현재까지 사용한 재원은 13조1천억원이다. 10~11월 각각 5천억원의 교환을 감안하면 사용 가능 재원은 14조1천억원으로 계산된다.
남는 재원은 11조6천억원이다. 임 연구원은 이 금액만큼 발행 규모가 줄어들 경우 올해 국채 발행 규모가 약 214조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국고채는 정부가 재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량이 줄면 시장에 새로 풀리는 채권 공급 부담이 낮아질 수 있지만, 만기별 배분에 따라 특정 구간의 수급 압력은 달라진다.
재정경제부는 9월 국고채를 전문딜러(PD)가 참여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16조원 발행한다. 한 달 전보다 1조원 줄어든 규모다.
연물별 발행 규모는 2년물 3조1천억원, 3년물 3조2천억원, 5년물 3조원, 10년물 2조8천억원, 20년물 6천억원, 30년물 2조5천억원, 50년물 8천억원이다. 전문딜러는 국고채 입찰과 유통시장에서 시장 조성 기능을 맡는 금융회사다.
초장기 구간의 핵심은 30년물이다. 9월 국고채 30년물 경쟁입찰 규모는 2조5천억원으로 8월보다 3천억원 줄었다.
30년물 경쟁입찰 비중은 15.63%다. 임 연구원은 이 비중이 2016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고 짚었다.
장기물 전체 비중도 낮아졌다. 20~50년 장기물의 9월까지 발행 비중은 29.51%로 가이드라인 30~40%를 밑돌았다.
임 연구원은 보험사의 초장기물 수요 감소를 배경으로 재정경제부가 국고채 30년물 발행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장기채 수요 기반이 약해지면 발행 당국은 시장 소화 여건을 감안해 만기별 물량을 조절하게 된다.
KB증권은 올해 국채 발행 규모가 11조6천억원 줄고 장기물 발행 비중이 29%까지 낮아진다는 가정 아래 국고채 30년물 월평균 발행량을 1조5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임 연구원은 이 경우 국고채 30년물 약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본지는 앞서 9월 발행 계획에서 총량 축소 폭과 30년물 배정, 바이백·교환 규모가 초장기물 수급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9월 계획은 총량과 초장기물 배정이 함께 줄었다는 점에서 당시 시장 관심과 맞물린다.
다만 장기물 비중 축소는 단기물 발행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 연구원은 단기물인 2~3년물 발행 비중이 34.03%로 가이드라인 중간값 35%를 밑돌고 있어 올해 발행 비중 확대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2027년 장기물 발행 비중의 중간값이 25%까지 축소될 경우 단기물과 중기물의 중간값은 올해 대비 각각 5%포인트씩 상향 조정된 40%, 35%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물 공급 축소가 초장기 금리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단기·중기물 수급에는 다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