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9월 국고채 발행 총량과 30년물 발행 규모를 8월보다 줄일 방침이다. 장기물 발행 비중은 현행 가이던스 하단을 유지하되 30년물 경과물 바이백과 교환으로 초장기물 수급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24일 열린 국고채전문딜러(PD) 협의회에서 다음 달 국고채 발행 총량과 30년물 발행 규모가 함께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9월 국고채 경쟁입찰 규모를 16조5천억원~17조원, 30년물 발행 규모를 2조5천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8월 발행 계획과 비교하면 조정 방향은 분명하다. 재정경제부는 7월 30일 8월 국고채를 17조원 규모로 경쟁입찰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0년물은 2조8천억원이었다.
쟁점은 30년물 등 초장기물이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18일 민평 기준 4.750%까지 올랐다. 30년물과 10년물 금리 차는 12일 40bp까지 벌어진 뒤 30bp대에서 등락했다.
bp는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커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의 수요 변화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장기물 발행 비중 자체는 더 낮추지 않는 쪽으로 정리됐다. 재경부는 장기물 발행 비중 가이던스인 35%±5%의 하단, 즉 30% 수준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가이던스 하단보다 더 낮추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총발행량보다 만기별 배분을 더 민감하게 보고 있다. 본지는 앞서 30년물 국고채 발행 비중이 올해 상반기 25.61%로 주요국보다 높게 나타난 흐름을 전했다.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의 수요가 약해지면 같은 발행 규모라도 초장기 구간 금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비중 조정보다 바이백과 교환을 택했다. 바이백은 국고채 30년물 경과물 중심으로 진행된다. 규모는 8월 2조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제시됐다.
교환도 국고채 30년물 경과물과 30년물 지표물 사이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새로 발행되는 지표물과 유통 중인 경과물 사이의 수급을 조정해 초장기 구간의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초장기물 부담은 장기 투자자 회의에서도 제기됐다. 지난주 열린 장기투자자협의회에서 생명보험사들은 장기물 발행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재경부는 현재 단계에서 발행 비중을 가이던스 밖으로 낮추기보다 30년물 총량 축소와 바이백·교환을 병행하는 쪽을 택했다.
이는 최근 초장기물 금리 상승이 국내 수급만의 문제로 읽히지 않는다는 판단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장기금리 흐름과 동조화된 측면이 있는 만큼, 정부가 발행 비중 자체를 급격히 바꾸기보다 물량과 유통 구조를 함께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지는 앞서 정부가 초장기 국고채 금리 상승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 당시에도 발행 축소나 비중 조정은 별도 발표가 있어야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관건으로 지목됐다.
내년도 국고채 발행 규모도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됐다. 올해 국고채 발행 규모는 225조7천억원 수준이다. 내년 만기도래분 약 110조원과 미래대응기금 조성 등을 함께 감안해야 해, 시장의 발행량 축소 기대와 실제 계획 사이에는 차이가 남아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25일 재경부 관계자 발언을 전하며 SK하이닉스 관련 자금의 국고채 발행 시장 유입 시점이 올해 하반기 후반부, 4분기 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채권시장은 이달 말 공개될 내년도 예산안과 국고채 발행 한도, 만기별 발행 계획을 함께 확인하게 된다. 9월 발행 계획에서는 총량 축소 폭과 30년물 배정, 바이백·교환 규모가 초장기물 수급 판단의 기준이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