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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0원대 원화, 화폐 착시 논쟁 다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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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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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4일 오전 1,376.50원까지 내려가면서 고환율 국면의 자산 가격을 다시 봐야 한다는 논쟁이 커졌다. BIS 기준 한국의 6월 실질실효환율은 82.99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환전소 앞 원화와 달러 지폐 / TokenPost.ai

환전소 앞 원화와 달러 지폐 / TokenPost.ai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로 내려오면서 고환율 국면에서 부풀었던 자산 가격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논쟁이 커지고 있다. 원화 가치 회복이 자산 가격의 정상화 신호인지, 일시적 수급 변화인지를 두고 판단은 엇갈린다.

연합뉴스는 25일 칼럼에서 원화 가치 회복을 단순한 환율 변동이 아니라 원화의 실질 구매력이 회복되고 자산 가격에 끼어 있던 ‘화폐의 착시’가 걷히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원화가 약할 때 명목가격이 함께 오르던 자산도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현금흐름과 기초체력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6월 실질실효환율은 82.99로 전월보다 1.75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달 평균 원/달러 환율은 1,527.95원으로 1998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실질실효환율은 교역 상대국 통화와 물가를 함께 반영해 한 나라 통화의 실질 구매력을 보는 지표다. 지수가 내려가면 실질 절하를 뜻한다. 다만 BIS는 지수 수준만으로 특정 통화의 고평가나 저평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환율 흐름은 8월 들어 달라졌다. 원/달러 환율은 24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1,376.50원까지 내려가 지난해 9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1일 종가는 1,386.5원이었다.

이번 흐름은 달러-원 환율이 24일 장 초반 1,380원 초·중반대로 내려왔다는 본지 보도와도 이어진다. 당시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이후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원화 환율에도 하락 압력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반도체 대형주의 주주환원, 달러 약세가 원화 강세의 직접 요인으로 거론됐다. SK하이닉스는 19일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과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 환원을 발표했다. 이 발표는 달러 매도와 원화 수요를 키운 재료로 해석됐다.

본지는 앞서 SK하이닉스가 4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고 삼성전자는 추가 자사주 매입의 시기와 규모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I 메모리 호황이 만든 현금이 투자와 보상, 환원 정책을 가르는 기준점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원화 강세를 곧바로 구조적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 UPI는 원화 강세 배경으로 SK하이닉스 ADR 관련 달러 유입, 외국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완화, 반도체 수출 호조를 들었다. 이는 환율 하락이 장기 체질 변화보다 수급 변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남긴다.

환율이 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단순하지 않다. 원화 약세 때 해외 자산과 달러 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 가격은 커지고, 원화 강세 때는 같은 자산도 원화 기준 가격 압력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명목가격 상승이 실제 가치 상승인지,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착시인지를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해진다.

부동산 시장은 결론을 더 늦춘다. 로이터는 정부가 고가주택 보유세 조정을 통해 과열 진정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 집값은 6월 기준 13개월 연속 올랐다.

서울의 7월 생애최초 주택 매입은 7,547건으로 집계됐다. 20~30대 수요와 전세 부족이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원화 강세만으로 주택 가격 조정이나 시장 정상화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주택 공급 확대와 청년층 주거금융 지원을 병행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세제와 공급, 금융 지원을 동시에 손보는 것은 부동산 시장을 이미 정상화된 상태가 아니라 관리가 필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논쟁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익숙한 질문을 던진다. 비트코인(BTC) 등 디지털 자산은 법정화폐 가치와 유동성 변화 속에서 가격을 형성한다. 명목가격 상승이 실제 가치 상승인지,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착시인지를 가르는 문제는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 모두에 남아 있다.

현재 확인된 것은 환율이 6월 고점에서 내려왔고, 반도체 수급과 정책 대응, 서울 주택 수요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화 강세가 자산 가격 전반의 재평가로 이어질지는 이후 환율 흐름과 기업 환전 수요, 주택 공급 대책의 집행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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