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무력 충돌을 이어가면서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간) 다시 상승했다. 중동산 원유의 핵심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높아지자 시장은 실제 공급 차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이날 아이스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4.95달러로 전장보다 0.26% 올랐다. 장중에는 한때 8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가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일부 줄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79.60달러로 0.33% 상승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유럽과 국제시장에서 기준이 되는 유종이고,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미국 시장의 대표 원유 가격 지표다.
유가를 밀어 올린 직접적 배경은 군사 충돌의 장기화 우려다. 미국은 이날까지 닷새 연속 이란 군사시설을 타격했고, 이번 공습은 이전과 달리 주간에 이뤄졌다. 여기에 미국은 전날 오후 4시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이란 연안 선박에 대한 통항 봉쇄를 다시 시작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강한 보복 방침을 밝히며 ‘호르무즈 해협 사수’를 최우선 군사 행동 목표로 제시했다. 단순한 군사적 긴장을 넘어 해상 운송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시장 불안을 키운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상당 물량이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구간의 통행이 막히거나 제약을 받으면 중동산 원유 수출이 지연되고, 그 여파는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에너지 가격으로 번질 수 있다. 시장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조기에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너지 리서치 기관 엠에스티 마키의 사울 카보닉 수석 에너지 분석가는 현재 수준의 적대 행위가 몇 주간 이어지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다시 시험할 수 있고, 역내 주요 석유 인프라까지 공격받을 경우 그 이상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지금의 유가 흐름은 단순한 하루 가격 변동이라기보다 지정학적 위험이 에너지 시장에 다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신호에 가깝다. 향후에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수위,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 차질 여부, 중동 주요 산유국 시설의 안전 상황이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