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27일 올해 코스피 연간 목표치를 8,400포인트에서 11,000포인트로 크게 올려 잡으면서, 국내 증시가 반도체와 인공지능 산업 성장, 그리고 글로벌 자금 유입 확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재평가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상향 조정의 핵심 근거는 한국 증시의 수익성 개선과 상대적인 저평가 인식이다. 삼성증권은 코스피의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얼마만큼 이익을 내는지 보여주는 지표)을 기존 14.8%에서 16.1%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은 2.2배에서 2.75배로 높여 반영했다. 목표치 11,000포인트에 반영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12.4배다. 삼성증권은 한국 증시가 과거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기업이 내는 이익 수준을 감안하면 여전히 충분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높은 PBR이 부담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삼성증권은 이를 과도한 우려로 보지 않았다. 수익성이 한국보다 낮은 대만 증시와 비교해도 한국 증시의 PBR이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어 추가적인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 즉 시장에 풀린 자금이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면 주식시장 전반의 평가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일부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안정되면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기대도 꺾일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국면에서는 단순한 가격 조정만으로 주가 가치가 크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도 비교적 낙관적이다. 삼성증권은 이란 전쟁 이후 잠시 둔화했던 글로벌 유동성 확대 흐름이 2026년 5월 들어 대부분 회복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세계 대형 기술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무리 없이 조달하고 있고, 인공지능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투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반면 반도체 공급은 올해 안에 급격히 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인공지능 중심의 수요 증가가 반도체 가격을 시장 예상보다 더 견고하게 떠받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시야를 2027년 기업 실적 전망까지 넓혀 보고 있다. 코스피200 기업들의 2026년 영업이익은 반도체를 제외하더라도 전년보다 4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2027년 증가율 전망은 15.7%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앞으로 실적 추정치가 추가로 상향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삼성증권은 반도체, 전력기기, 로봇, 원자력 등을 인공지능 관련 최선호 업종으로 제시하면서도, 향후에는 금융과 소비재 같은 내수 업종까지 이익 개선 흐름이 번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증시 상승 동력이 특정 기술주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