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신종 상장지수펀드(ETF) 심사 절차를 두고 비공개 사전협의와 공개성 확보를 둘러싼 업계 논쟁이 커졌다. 그레이스케일은 45일 내 실무진 답변 기준을 요구했고, 찰스슈왑과 제인스트리트는 시장 참여자의 사전 검토와 ETF 거래 구조 안정성을 강조했다.
SEC는 6월 30일 신종 ETF 의견수렴 문서를 내고 혁신 자산군이나 새로운 투자전략을 담은 ETF의 투자회사 해당 여부, 규제 방식, 등록 절차 개선 방안을 물었다. SEC 공개 의견 목록에는 그레이스케일, 안드리센호로위츠, 제인스트리트, 찰스슈왑, 크립토카운슬포이노베이션(CCI) 등의 의견서가 8월 31일 전후 접수됐다.
그레이스케일은 8월 31일 의견서에서 신종 ETF에 선택적 비공개 사전협의 절차를 만들고, SEC 직원이 45일 안에 답변하겠다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공개 초안 제출 기간이 상품 구조와 전략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보호하고, 경쟁사가 유사한 등록신고서를 빠르게 내는 유인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레이스케일은 또 'ETF'라는 명칭을 투자회사법상 등록 투자회사에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디지털자산 상품이 투자회사법상 ETF와 다른 구조를 쓰더라도 거래소 상장, 차익거래 장치, 가격 공시 기능을 갖췄다면 명칭보다 등록 구조와 위험 공시를 명확히 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취지다.
찰스슈왑은 완전한 비공개 제출 절차에 선을 그었다. 공개 서류가 상품 출시 일정에 대한 투명성을 제공하고, 브로커딜러와 시장 참여자가 사전에 상품을 검토해 교육 자료, 운영 통제, 위험 공시를 준비할 수 있게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찰스슈왑은 SEC가 비공개 협의를 허용하더라도 발행사의 전략 보호와 투자자·중개회사 준비 시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신종 ETF 출시 전 시장 참여자가 상품 구조와 위험을 검토할 공개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제인스트리트는 심사 속도보다 ETF 시장 기능을 앞세웠다. 제인스트리트는 의견서에서 ETF가 스트레스나 변동성 구간에서도 설정·환매 장치에 접근할 수 있어야 차익거래가 작동한다고 밝혔다.
제인스트리트는 상품 출시가 급하게 추진될 경우 ETF 거래 구조를 충분히 점검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냈다. ETF 시장에서 설정과 환매는 기초자산 가치와 시장 가격의 차이를 줄이는 핵심 장치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신종 ETF를 하나의 범주로 묶어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크립토 기반 상장지수상품과 사모자산, 이벤트 계약 상품은 시장 구조와 유동성, 평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자산과 전략의 특성에 맞춰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등록 심사와 거래소 규정 변경 심사를 순차적으로만 진행하지 말고 가능한 범위에서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반복되는 공시와 심사 쟁점을 줄이면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논의는 특정 크립토 ETF 승인 소식이 아니다. SEC가 신종 ETF 심사 체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업계가 절차와 공시 방식을 놓고 의견을 낸 단계다.
신종 ETF는 기존 주식·채권형 ETF보다 기초자산이나 운용 전략이 복잡한 상품을 뜻한다. SEC 문서에는 크립토 자산뿐 아니라 원자재 중심 상품, 단일 종목 전략, 레버리지, 옵션 기반 전략, 프라이빗 자산, 이벤트 계약 등이 예시로 제시됐다.
본지는 앞서 SEC가 신종 ETF의 자동 등록 경로와 공개 의견수렴 절차를 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전했다. 이후 신종 ETF 심사 절차를 두고 공개성 논쟁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승인 여부보다 절차 변화가 먼저 변수다. 비공개 사전협의가 넓어지면 발행사의 상품 준비 부담은 줄 수 있지만, 투자자와 중개회사가 출시 전 구조를 확인할 시간은 짧아질 수 있다. 반대로 공개 기간이 길어지면 시장 준비는 쉬워지지만 발행사의 선점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SEC 의견수렴의 공식 마감일은 2026년 8월 31일이었다. SEC는 접수된 의견을 바탕으로 신종 ETF의 등록 절차, 공개 범위, 심사 방식 조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