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트코인(BTC) 소액 결제에 300달러(약 41만원) 세금 예외를 두면 세수가 오히려 늘 수 있다는 추정이 제기되면서 디지털 자산 과세 개편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현행 미국 세법이 디지털 자산을 통화가 아니라 재산으로 취급하는 만큼, 작은 결제까지 손익 계산과 신고 부담을 낳는 구조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은 코넬대(Cornell) 연구를 근거로 300달러 수준의 비트코인 소액 거래 예외가 미국 재무부 세수를 8억6000만 달러(약 1조1670억원) 늘릴 수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다만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코넬대 원문 논문이나 보고서는 확인되지 않아, 해당 수치는 크립토브리핑이 전한 연구 추정으로 봐야 한다.
현재 확인 가능한 입법안은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미국 상원의원의 디지털 자산 과세 법안이다. 루미스 의원은 2025년 7월 3일 공개한 법안에서 디지털 자산 거래에 300달러 예외를 두고, 연간 5000달러(약 679만원) 한도와 관련 거래 합산 규칙을 함께 제시했다.
공동세입위원회(JCT)는 이 법안이 2025~2034년 예산 기간에 약 6억 달러(약 8142억원)의 순세수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입법안 기준의 공식 추정치로, 크립토브리핑이 전한 8억6000만 달러 추정과 같은 모델에서 나온 수치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소액 예외는 일정 금액 이하의 거래에 세금 계산이나 신고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다. 미국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BTC로 커피 한 잔을 사더라도 취득가와 사용 시점의 가치를 비교해 손익을 따져야 할 수 있다.
쟁점은 과세 면제와 보고 예외가 다르다는 데 있다. 미 국세청(IRS)은 2026년 Form 1099-DA 지침에서 디지털 자산 브로커의 보고 체계를 유지했다. 다만 결제 처리자가 관여한 특정 디지털 자산 결제 매출은 600달러(약 81만원) 이하, 적격 스테이블코인 매출은 1만 달러(약 1357만원) 이하에서 별도 보고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준은 일반적인 비트코인 과세 면제가 아니다. 브로커가 어떤 거래를 보고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준에 가깝고, 납세자가 거래 손익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의 문제와는 구분된다.
하원 세입위원회도 디지털 자산 과세 개편을 다뤘지만, 방향은 상원안과 차이가 있다. 위원회는 2026년 6월 9일 네트워크 수수료,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채굴·스테이킹, 기부 공제, 자진신고 프로그램, 조세회피 방지 규칙을 포함한 법안 묶음을 공개했다.
하원 패키지는 비트코인 전용 300달러 면세보다 신고 부담 완화와 기존 세법 정비에 무게를 뒀다. 블룸버그로는 하원 세제 담당 의원들이 마련한 패리티 법안 최신안이 대부분의 소액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새 면세를 넣지 않고, 재무부 연구와 180일 내 임시 지침을 요구하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보도했다.
정책 논쟁은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볼지, 투자자산으로 볼지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소액 예외를 지지하는 쪽은 일상 결제에서 세무 비용을 낮춰야 실제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비트코인정책연구소(Bitcoin Policy Institute)는 2026년 3월 12일 글에서 의회가 비트코인을 포함한 소액 거래 예외를 논의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만 예외로 두는 방식은 BTC 이용자의 부담을 남긴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제용 사용을 넓히려면 자산 종류별 차별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신중론은 세제 중립성을 앞세운다. 세금재단(Tax Foundation)은 2026년 9월 3일 글에서 디지털 자산 소액 예외가 행정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특정 자산에 우대 과세를 제공하면 다른 투자자산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관계도 갈린다. 개인 이용자와 결제 서비스 업체는 소액 거래의 계산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세무 당국은 거래 쪼개기나 자산 간 조세 형평성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논의는 가격 전망보다 과세 인프라의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국이 암호화폐 과세 압박을 강화한 사례처럼 주요국은 디지털 자산 거래를 제도권 세무 체계 안에 넣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BTC 가격이 아니라 미국 세법상 디지털 자산을 어디에 놓을지다. 8억6000만 달러 추정은 경제활동 확대 효과를 반영한 수치로 전해졌고, JCT의 약 6억 달러는 입법안 기준 공식 추정치다.
2026년 9월 5일 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 전용 300달러 세금 예외의 최종 입법 통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원안은 개인 소액 거래 완화에, 하원 논의는 보고 부담 축소와 세제 중립성 정비에 각각 초점을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