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국내 중소제조업체 가운데 절반가량이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정 자동화 수준이 높을수록 이러한 인식은 더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5년 9월 16일부터 30일까지 최근 5년간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50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 기업의 47.4%가 공정에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중소기업 내에서 AI 활용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마트공장 구축 수준에 따라 인공지능 도입 필요성을 체감하는 정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스마트공장 기초단계에 해당하는 업체에서는 38.8%만이 필요성을 느낀 반면, 공정 운영이 보다 고도화된 업체의 경우 58.4%가 AI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공정 자동화나 정밀 관리가 강화될수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기술의 효용성이 커진다는 점을 방증한다.
AI 적용이 필요한 구체적인 분야로는 품질관리가 가장 많이 꼽혔고, 뒤이어 생산 최적화, 공정 자동화 순으로 선정됐다. 실제로 AI 기술은 제품 불량률을 줄이거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로 활용되며, 이는 생산성과 직결되는 주요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도입에 장애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걸림돌은 초기 투자 비용(44.2%)이었으며, 이어 전문 인력 부족(20.5%)이 주요한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다.
AI 시스템 도입에 따른 예상 투자 금액으로는 1억 원 이하가 68.9%로 가장 많았다. 이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예산 제약 아래에서 소규모 시험적 도입을 우선 고려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이 생긴다면 응답 기업의 54.6%는 신규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공공지원이 중요한 유인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 형태로는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 72.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AI 전문 컨설팅'이 21.9%로 뒤를 이었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제조업체마다 스마트공장 전환 속도와 디지털화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고도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AI 기술 도입 지원과 더불어 기초 단계 기업을 위한 디지털 전환 지원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트랙’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활용이 점차 확산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기술 도입에 따른 부담을 덜어줄 현실적인 재정 지원책과 실무 중심의 인재 양성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