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 기업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스(ARWR)가 개발 중인 RNA 간섭 치료제 ‘플로자시란’이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에서 장기적 효능과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2년에 걸친 확장 임상에서 중성지방을 최대 80% 이상 낮추고 급성 췌장염 발생을 억제한 결과가 발표되면서, 심혈관 대사질환 시장에서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애로우헤드는 29일(현지시간) 플로자시란의 2상 연장 연구(OLE)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데이터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26)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예방심장학 저널에도 게재됐다. 연구를 주도한 베일러 의대 크리스티 발란타인 교수는 “장기 데이터에서 확인된 ‘중성지방 감소 효과’와 ‘안전성’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특히 고위험 환자군에서도 2년간 급성 췌장염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서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는 중성지방 수치가 중앙값 기준 83% 감소했으며, 전체 환자의 96%가 급성 췌장염 위험 기준선인 500mg/dL 이하로 떨어졌다. 일반 고중성지방혈증 환자군에서도 67%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심혈관 질환과 밀접한 잔여 콜레스테롤, 비HDL 콜레스테롤, ApoB 등 동맥경화성 지질 지표도 일관되게 개선됐다.
플로자시란은 RNA 간섭(RNAi) 기술을 기반으로 간에서 아포지단백 C-III(APOC3)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APOC3는 중성지방 분해를 방해하는 핵심 단백질로, 이를 차단하면 체내 중성지방 제거가 촉진된다. 실제로 APOC3 기능이 유전적으로 결핍된 사람들은 중성지방 수치가 낮고, 심혈관 질환 위험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연구와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당화혈색소(HbA1c)를 포함한 혈당 지표는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이상 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뇨병, 코로나19, 상기도 감염, 요통 등이 일부 보고됐지만 이전 시험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간 지방 함량 역시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애로우헤드의 크리스토퍼 안잘론 CEO는 “플로자시란은 이미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FCS)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이후 실제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향후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전반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사의 TRiM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RNAi 치료제는 심혈관 대사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난치 질환으로 확장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 글로벌 3상 임상시험(SHASTA-3, SHASTA-4, MUIR-3)을 진행 중이며, 2026년 중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같은 해 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추가 신약 허가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
고중성지방혈증은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500mg/dL 이상으로 상승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반복적인 급성 췌장염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특히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은 880mg/dL 이상으로 치솟는 희귀질환으로 기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다. 업계에서는 플로자시란이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코멘트: 플로자시란은 단순한 지질 저하제를 넘어 RNA 기반 정밀 치료로 확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향후 심혈관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가져올 후보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