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 가속… 디스커버, 108억 투자 유치·클라우드소다 인수

| 김민준 기자

대규모 비정형 데이터를 인공지능(AI)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 스타트업 디스커버(Diskover Data)가 주류 기술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성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디스커버는 17일(현지시간) 스노우플레이크(SNOW), 넷앱(NTAP) 등 업계 주요 기업들과 협력하며 총 750만 달러(약 108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파크캐피털파트너스와 더하이브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투자금은 제품 고도화와 영업팀 확대에 활용될 예정이다.

디스커버의 핵심 경쟁력은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의 약 80%를 차지하는 비정형 데이터를 구조화해 AI가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플랫폼이다. 이메일, 스캔 이미지, 오디오 파일 등 기존에 접근하기 어렵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스캔하고 메타데이터를 생성해 검색 및 분류가 가능한 형태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생성형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가능하게 만들며, 기업의 AI 전환 가속화에 직접적인 기여가 기대된다.

윌 홀(Will Hall) 디스커버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어둡고 불투명한 데이터 영역이 이제는 AI에 적극 활용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스커버는 기업들이 현재 보유한 데이터를 파악하고,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선별·정제할 수 있는 출발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디스커버가 이번 자금 유치와 동시에 지능형 데이터 관리 스타트업 클라우드소다(CloudSoda)를 인수하며 기술 포트폴리오까지 확장했다는 점이다. 윌 홀 CEO는 “우리는 대규모 시스템을 보유했고, 클라우드소다는 간결한 인터페이스에 강점을 가졌다. 두 회사의 결합으로 최적화된 비정형 데이터 플랫폼을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기업 스노우플레이크도 디스커버의 기술력이 자사 제품과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스노우플레이크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프레미스 데이터 분석 기능도 오픈플로우(Openflow) 서비스와 연동해 하이브리드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르샤 카프레(Harsha Kapre) 스노우플레이크 벤처스 디렉터는 “비정형 데이터는 AI 전략의 필수 조건이며, 디스커버와의 협업은 기업 고객들이 이를 실제 비즈니스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넷앱 역시 디스커버의 서비스를 자사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통합하면서, 데이터 위치에 관계없이 비정형 정보를 추출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넷앱 데이터서비스 부문 총괄 가간 굴라티(Gagan Gulati) 부사장은 “이 협업으로 기업의 사이버 복원력, AI 대응력, 저장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디스커버는 이미 미디어, 반도체, 생명과학, 에너지 산업 등에서 130곳 이상의 대기업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와는 작년 말부터 기술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벤 우(Ben Woo) 뉴럴리틱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기업이 자동화된 AI 운영을 목표로 하지만, 적절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서 막힌다”며 “디스커버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업으로,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과 AI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할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AI가 기업의 주도적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는 긴박한 시장 환경 속에서, 비정형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역량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데이터에서 진짜 가치를 끌어내는 디스커버의 솔루션이 AI 전환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