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CRM)가 기업용 AI 에이전트 시장 확대를 겨냥해 플랫폼 ‘에이전트포스 3(Agentforce 3)’를 공식 출시했다. 실시간 관제 기능과 오픈 프로토콜 연동을 핵심으로 한 이번 업그레이드는 AI 에이전트의 안정적 운영과 통합 관리를 필요로 했던 기업들의 니즈를 정조준했다. 최근 AI 에이전트 도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만큼, 현장 적용 가능성과 보안·통제 수준을 입증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커맨드 센터’는 AI 에이전트의 모든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성능을 분석할 수 있는 중앙 관리 도구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지난 6개월 간 자사 AI 에이전트 사용량은 233% 급증했으며, 8,000개 이상의 고객사가 해당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회계 플랫폼인 1-800Accountant는 세금 성수기에 발생하는 고객 문의의 70%를 AI 에이전트로 처리했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기업 운영 중심에 AI가 실질적으로 통합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에이전트포스 3는 AI가 현장 업무에서 실시간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가시성’을 대폭 강화했다. 세일즈포스 AI 부문 총괄 부사장 자예쉬 고빈다라잔(Jayesh Govindarajan)은 “AI 에이전트를 시연 수준에서 업무 시스템에 통합했을 때, 그 성능과 효율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준은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식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의 경우 웹 문의의 73%를 AI 에이전트가 해결하고, 남미 유통기업 팔라벨라(Grupo Falabella)는 단 3주 만에 전화 상담량을 71% 줄였다.
이번 플랫폼의 또 다른 핵심은 최신 AI 연동 표준인 MCP(Model Context Protocol)와의 네이티브 통합이다. 이를 통해 30여 개 기업 파트너와의 연동 작업이 단순해졌고, AWS, 구글 클라우드, IBM, 박스, 페이팔, 스트라이프 등 주요 서비스와의 애플리케이션 통합도 손쉬워졌다. 세일즈포스 제품 아키텍처 부문 부사장 게리 러하우프트(Gary Lerhaupt)는 “기업 환경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상호연결이 아니라 신뢰 가능한 *엔터프라이즈급 상호운용성*”이라고 강조했다.
보안과 성능 개선도 빠지지 않았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구동 속도를 최대 50% 줄이고,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을 도입해 응답 시간을 단축했다. 아울러 프롬프트 처리 모델인 Claude를 포함한 앤스로픽(Anthropic)의 AI 모델을 세일즈포스 자체 인프라 내에서 구동해 민감 정보 보호도 강화했다. 이를 통해 규제가 엄격한 업종에서도 AI 기반 스마트 워크플로우가 본격 도입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구글의 차세대 AI 모델 제미니(Gemini)도 올해 중 추가될 예정이다.
글로벌 식품·음료 대기업 펩시코(PEP)도 이 기술을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펩시코의 전략·전환 관리자 아씨나 카니우라(Athina Kanioura)는 “지속적으로 복잡해지는 유통 환경 속에서 고객과의 접점에서 더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에이전트포스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현장 영업 인력의 실시간 추천과 업무 효율화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펩시코는 세일즈포스의 오랜 파트너로, 이미 수년 전부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번 업데이트로 세계 주요 시장에서의 서비스 지원도 확대됐다. 캐나다, 영국, 일본, 인도, 브라질 등 다섯 개 지역에 새롭게 플랫폼을 제공하며,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여섯 개 언어도 추가로 지원하게 됐다. 이를 통해 다국적 기업들의 도입 장벽을 낮추고, 로컬화된 고객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에이전트포스 3는 기능 개선뿐 아니라, 실제 업무 투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산업별 프리셋 200여 개를 제공하며, 그중 100여 개는 최근 몇 달 사이 신규 추가됐다. 미디어 마케팅 제안서 생성부터 헬스케어 예약 관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AI 업무 자동화를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가 단순 챗봇 수준을 넘어 *디지털 노동자*로 인식되면서, 이를 위한 관리자가 등장하는 등 업무 구조 재편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고빈다라잔은 “7개의 에이전트를 운영 중인 CIO와 각 부서별 전담 에이전트 운영자들이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전체를 파악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가 단지 기술 혁신을 넘어, 기업의 업무 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자평한다. 2025년 6월 출시되는 이번 버전에는 커맨드 센터와 앤스로픽 모델 탑재 등 주요 기능이 8월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플랫폼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전략적으로 선제 도입하는 기업들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