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데이터센터 117% 증가, 회수기간 논쟁으로

| 정민석 기자

엔비디아($NVDA)의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보다 117% 늘면서 AI 반도체 수요 논쟁이 칩 판매량에서 고객의 수익화 속도와 투자 회수 기간으로 옮겨가고 있다. AI 인프라 지출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이 실적 발표 뒤 다시 핵심 쟁점이 됐다.

엔비디아는 26일 실적 발표에서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962억 달러(약 133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 달러(약 123조원)로 117% 늘었다.

회사는 3분기 매출을 1080억 달러(약 149조원), 오차 범위 2%로 제시했다. 다만 이 전망에는 중국 데이터센터 컴퓨트 매출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문에서 "AI는 변곡점에 도달했다. 유용한 일을 하고 있고, 토큰은 생산적이며 수익성이 있다. 이제 컴퓨트가 매출"이라고 말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단순 비용인지, 매출을 만드는 설비인지에 대한 회사 측의 답변으로 읽힌다.

짐 크레이머(Jim Cramer) CNBC 진행자도 같은 맥락에서 엔비디아 AI 반도체 수요가 계속 빨라지는 이유로 하위 고객의 수익화를 들었다. 그는 엔비디아 고객들이 AI 인프라를 통해 빠르게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투자 회수가 먼 기대가 아니라 진행 중인 현실이라고 봤다.

컨퍼런스콜에서는 회수 기간도 직접 거론됐다. 황 CEO는 500억 달러(약 69조원) 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도 투자 자본 회수 기간이 1년 미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회사가 들은 일부 사례를 설명한 발언으로, 모든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회수 기간을 뜻하지는 않는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통상 반도체, 전력, 냉각, 네트워크 장비, 장기 임대 계약이 함께 묶이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다. 지금까지 시장의 논점은 빅테크가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에 맞춰져 있었지만, 실적 발표 이후에는 그 지출이 얼마나 빨리 매출과 현금 흐름으로 돌아오느냐가 더 크게 다뤄지고 있다.

수요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콜레트 크레스(Colette Kress)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하이퍼스케일러가 여전히 주요 성장 축이지만, 국부 AI와 지역 네오클라우드, 기업 엣지, 에어갭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비하이퍼스케일러 부문이 데이터센터 사업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클라우드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밖에서 AI 연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신흥 클라우드 사업자를 뜻한다. 코어위브(CoreWeave), 네비우스(Nebius) 같은 사업자가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고객 기반이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서 정부, 지역 클라우드, 기업 고객으로 넓어지는 흐름은 본지가 앞서 전한 초대형 클라우드 밖 고객 비중 확대와도 이어진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수요 확인 사례로 제시됐다. AWS와 엔비디아는 26일 공동 발표에서 2027~2028년 AWS 글로벌 인프라에 엔비디아 GPU 200만 개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엔비디아 Vera CPU 기반 인프라, 네트워킹, 오픈 모델, 데이터 처리, 로보틱스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빅테크도 엔비디아 제품 도입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체 칩 개발이 곧바로 엔비디아 수요를 대체하는 단순 구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비용 압박은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반영해 3분기 매출총이익률을 74%, 오차 범위 0.5%포인트로 제시했다. 매출 성장과 별개로 부품 가격과 공급망 비용이 수익성 판단의 변수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번 논쟁은 국내 시장에도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 문제로 이어진다. SK그룹의 차세대 메모리, 네이버의 한국 AI 팩토리 확대안처럼 AI 설비투자와 최종 수요가 맞물리는지가 관건이다. 본지가 앞서 전한 AI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최종 수요와 어느 정도 맞물려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같은 흐름 안에 있다.

AI 인프라 수요는 크립토 시장의 직접 수급 지표가 아니다. 그러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위험자산은 빅테크 실적과 AI 투자심리 변화에 함께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엔비디아 실적이 보여준 것은 가격 전망이 아니라, AI 설비 투자의 논점이 지출 규모에서 실제 매출과 회수 기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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