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달러 AI센터 전망, 삼성 메모리 수요 기대

| 이준한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중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과정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 수요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2026~2030년 미국과 중국의 AI 데이터센터 누적 투자 규모가 5조 달러(약 6925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근거로 제시됐다.

KB증권은 28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를 중국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국면의 주요 수혜 기업으로 평가했다. 김동원(Kim Dong-won)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정책은 삼성전자 메모리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가 수요를 창출하는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중국산 AI 가속기의 연산 효율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중국산 AI 가속기가 엔비디아($NVDA)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연산 효율이 낮아 같은 AI 연산량을 처리하려면 더 많은 가속기와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분석대로라면 중국 클라우드 기업의 자체 AI 가속기 채택 확대는 고성능 서버 D램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AI 서버는 연산 장치뿐 아니라 데이터를 빠르게 불러오고 처리하는 메모리 반도체를 대량으로 필요로 한다.

KB증권은 고성능 서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hangXin Memory Technologies·CXMT)의 기술·제품 경쟁력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중국 반도체 국산화가 진행되더라도 고성능 제품에서는 한국 메모리 업체 의존이 단기간에 줄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 본부장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4대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가 삼성전자에 다년간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자체 개발 AI 가속기(ASIC)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외주 협력도 함께 요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LTA는 공급자와 고객사가 여러 해에 걸쳐 물량과 조건을 정하는 장기공급계약을 뜻한다. ASIC은 특정 목적에 맞춰 설계하는 주문형 반도체로, AI 가속기처럼 정해진 연산을 반복 처리하는 장비에 쓰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함께 운영한다. 메모리는 데이터 저장과 처리에 쓰이고, 파운드리는 고객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사업이다.

중국 CSP가 자체 AI 가속기를 늘릴 경우 삼성전자에는 두 갈래 수요가 동시에 생길 수 있다. 서버 D램 공급과 ASIC 위탁생산 협력이 같은 투자 사이클 안에서 논의될 수 있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도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KB증권은 2026년 미국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55기가와트(GW), 중국을 40GW로 추정했다.

2030년에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용량이 121GW, 중국이 80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합산 용량은 2026년 95GW에서 2030년 201GW로 2.1배 확대된다는 계산이다.

투자액 추정치도 크다. 김 본부장은 2026~2030년 미국과 중국의 AI 데이터센터 누적 투자 규모가 5조 달러(약 69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양국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연평균 1800조원을 웃돌 것으로 봤다.

이번 분석은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 확대 흐름과도 맞물린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액은 88조6004억원으로 집계됐고, 지난해 상반기보다 207.7% 늘었다.

삼성전자는 반기보고서에서 지역별 매출을 공개했지만,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지역별로 나눠 밝히지는 않았다. 중국 매출 증가분 가운데 메모리와 파운드리 수요가 각각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반도체 설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본지는 앞서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메모리 물량 부족과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고성능 연산 수요가 늘면 메모리, 파운드리, 전력, 냉각, 서버 구축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의 부담이 함께 커진다.

다만 KB증권의 평가는 보고서상 전망이다. 실제 계약 규모, 적용 제품군, 고객사별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삼성전자의 실적과 공급 계약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향후 공시와 회사 발표로 확인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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