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재고 10일 미만, 삼성·하이닉스 공급 부족 전망

| 강이안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재고가 3분기 현재 10일 미만으로 낮아졌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KB증권은 7일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60% 증가한 1조3000억 달러(약 1755조원)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인프라 투자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40%, 내년 57%로 2년 만에 4배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AI가 클라우드 AI 서비스, 토큰 과금, 에이전틱 AI, 모델 호스팅 등 직접 매출원으로 부상하면서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까지 밀어 올리는 구조라는 해석이다.

KB증권은 같은 보고서에서 내년 D램과 낸드의 비트 수요가 공급을 10%포인트 이상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생산능력을 잠식하는 점을 공급 제약 요인으로 들었다.

보고서는 HBM4 1장 웨이퍼가 범용 D램 3장 웨이퍼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제한된 웨이퍼 투입 안에서 HBM4 비중이 커지면 범용 D램으로 돌릴 수 있는 생산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본부장은 “3분기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재고는 10일 미만까지 낮아진 상황”이라며 “단순한 수요 회복 국면을 넘어 공급 가능한 물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실제 판매 가능한 메모리 물량의 고갈 가능성도 거론했다.

공급 부족 논리는 HBM에만 그치지 않는다. KB증권은 AI 서버가 HBM을 비롯해 서버용 DDR5와 추론용 eSSD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을 뜻한다. AI 서비스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넓어질수록 연산용 반도체와 함께 데이터를 저장하고 옮기는 메모리 수요도 커지는 구조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AI 인프라 투자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6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KB증권은 전했다. HBM4의 메모리 용량 증가와 중앙처리장치(CPU) 서버 D램, 추론용 기업용 SSD 증가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메모리 수급보다 한국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민감도가 더 직접적인 변수다. 본지는 앞서 JP모건이 AI 수요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앞으로 2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본 분석을 전한 바 있다.

다만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곧바로 주가 흐름을 결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메모리 가격, 고객사의 투자 집행 속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배분이 실제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함께 반영된다.

메모리 부족은 AI 데이터센터 밖 산업에도 영향을 준다. 본지는 미국 기업들이 메모리 칩 공급난과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정부에 물량 배분을 요구한 움직임도 전했다.

의료기기와 자동차, 전자제품 기업은 AI 데이터센터에 메모리 공급이 집중되면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AI 서버가 HBM과 D램을 대량으로 쓰면서 다른 산업의 부품 확보 경쟁도 함께 심해지는 구조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3개월간 고점 대비 38% 하락했고 내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3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평가는 증권사 분석이며, 실제 주가와 실적은 메모리 가격과 고객사 투자, 각사 생산 배분에 따라 달라진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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