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6000억달러 AI 투자 시나리오…회수 속도 변수

| 정민석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2026~2031년 누적 7조6000억달러(약 1경176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다만 투자 확대가 생산성과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속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9월 8일 공개한 ‘Understanding the Macro Impact of AI’에서 AI 전환을 단기 유행이 아닌 수십 년에 걸친 구조적 변화로 설명했다. 현재 AI 투자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기여하는 정도는 약 0.1%포인트라고 밝혔다.

얀 하치우스(Jan Hatzius)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글로벌 투자 리서치 총괄은 같은 자료에서 AI의 경제적 효과가 기업 전반의 도입과 실제 업무 과정의 생산성 개선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자본 지출만으로 GDP 확대나 투자 회수가 즉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골드만삭스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5월 분석에서 컴퓨팅 장비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포함한 AI 자본지출이 2026년부터 2031년까지 누적 약 7조6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확정된 지출 계획이 아니라 AI 칩의 수명, 데이터센터 건설비, 칩 구조, 전력과 인력 병목 현상에 관한 가정을 적용한 시나리오다.

골드만삭스는 투자 규모를 고정된 숫자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I 칩 교체 주기가 짧아지거나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와 냉각 설비 비용이 높아지면 필요한 자본이 늘어날 수 있고, 칩 사용 기간이 길어지거나 아키텍처가 바뀌면 전체 투자 규모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AI 자본지출이 2026년 연간 7650억달러(약 1024조원)에서 2031년 1조6000억달러(약 2142조원)로 늘어난다. 골드만삭스는 이 수치가 AI 수요를 직접 예측한 결과가 아니라 현재의 칩 판매 전망을 바탕으로 컴퓨팅·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에 필요한 자본 규모를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인프라는 AI 칩과 서버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 등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 기반을 뜻한다. 투자 규모를 계산할 때는 장비 교체 주기와 시설 건설비뿐 아니라 전력·인력 확보 여건도 함께 반영된다.

이 때문에 투자액은 실제 집행액보다 시나리오의 가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 분석은 특정 기업의 확정 투자 계획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현재 수요와 비용 구조가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필요한 자본 규모를 추산한 것이다.

고용 충격에 대해서는 급격한 붕괴보다 점진적인 재편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치우스는 3월 9일 녹화된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인터뷰에서 AI로 연간 100만~2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지만 “일자리 종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 채용과 직무 이동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9월 자료는 10년 뒤 미국 실업률이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하치우스의 추정도 소개했다. 기준 시점의 실업률은 4.1%였으며, 미국 노동통계국의 2026년 7월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인적 추정으로 제시됐다.

AI 투자의 경제적 효과를 둘러싼 쟁점은 인프라 지출의 규모 자체보다 자본이 실제 생산성 개선과 수익으로 전환되는 속도다. 기업 도입이 넓어지고 업무 과정에서 효율성이 확인돼야 투자 확대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투자의 경제적 효과는 인프라 지출 규모보다 실제 생산성 개선과 수익화 속도에 달려 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관련 기업의 실적이나 주가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본지는 앞서 7400억달러 규모의 AI 지출이 빅테크 현금흐름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전한 바 있다. 이번 골드만삭스 분석도 대규모 설비투자와 실제 경제적 성과 사이의 시차를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7조6000억달러는 확정 투자액이 아니라 2026~2031년의 장비·시설·전력 인프라 수요를 여러 가정으로 계산한 시나리오다. AI 투자의 최종 규모와 회수 속도는 기업 도입과 생산성 개선이 실제로 얼마나 확산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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