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대에 속도를 내자고 나섰다.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유럽이 결제 인프라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파리에서 열린 암호화폐 콘퍼런스 영상 연설에서 유럽 은행들이 더 많은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규모가 달러 연동 상품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ING, 유니크레딧, BNP파리바 등이 함께 추진하는 ‘키발리스(Qivalis)’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이들은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준비 중이다. 유럽 내 은행권이 달러 중심의 디지털 결제 질서에 대응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유럽연합 간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은 비유럽권 제공업체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도 ‘디지털 유로’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민간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함께 키워 결제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코인마켓캡 기준 유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6억7590만달러로, 이 가운데 EURC가 4억2901만달러로 가장 크다. 하지만 전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3257억2000만달러와 비교하면 비중은 0.207%에 불과하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T, USDC가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레스퀴르 장관은 은행권을 향해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s)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토큰화 예금은 기존 예금을 블록체인에 올려 디지털화한 형태로, JP모건, HSBC, 씨티 등은 이미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 은행들도 뒤늦게 같은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패권이 가장 강하게 반영된 암호화폐다. 미국은 2025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지니어스 법(GENIUS Act)’에 서명하면서 제도권 참여를 위한 틀을 마련했다. 반면 유럽은 아직 출발선에 머물러 있다. 이번 유로 스테이블코인 추진은 단순한 신상품 개발이 아니라, 결제 시스템과 금융 주도권을 둘러싼 유럽의 ‘독립 선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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