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6년 4월 23일 약 7억8천만홍콩달러, 우리 돈 약 1천400억원 규모의 디지털 채권을 발행해 외화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발행은 국내 기업의 디지털 채권 활용이 실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비금융 기업 기준으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디지털 채권은 채권의 발행과 등록, 거래, 결제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로 처리하는 방식의 채권이다. 기존 채권보다 정보 처리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높일 수 있고, 결제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실험과 도입이 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채권을 에이치에스비시를 주간사로 세워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사모는 소수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공개 발행보다 절차를 비교적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디지털 채권 도입으로 외화채권 결제 기간이 기존 5영업일에서 3영업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결제 기간이 짧아지면 자금이 묶여 있는 시간이 줄어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회전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그만큼 운용 효율성도 좋아진다. 해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구조를 갖춘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원자재와 에너지, 식량 거래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환율과 국제 시황 변화에 대응할 외화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데, 이런 사업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조달 비용 측면의 기대도 있다. 홍콩 금융당국은 디지털 채권 시장을 키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발행 비용을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를 통해 조달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금융 비용을 줄일 가능성까지 확인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에너지, 소재, 식량 사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인 만큼 안정적인 외화 조달 체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발행을 계기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고, 스마트 계약과 토큰 증권 같은 차세대 자본시장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일반 기업들 사이에서도 디지털 채권이 새로운 외화 조달 수단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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