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하루 만에 39억 6,000만 달러(약 5조 5,044억 원)에 달하는 선물 거래량을 기록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이낸스가 이 중 약 12억 1,000만 달러(약 1조 6,819억 원)를 차지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뒤를 이어 바이비트와 OKX도 각각 7억 9,300만 달러(약 1조 1,032억 원), 5억 2,000만 달러(약 7,228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놀라운 거래량 증가세와 함께, XRP 가격은 일시적으로 기술적 저항선인 2.14달러(약 2,975원)를 근접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이러한 급등의 배경에는 선물 시장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방형 포지션 규모(Open Interest)는 하루 만에 5% 증가해 5억 5,000만 달러(약 7,645억 원) 가까운 자금이 새롭게 유입됐으며, 펀딩비도 양의 값을 유지하며 매수세 우위를 나타냈다.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한 *투기성 움직임이 아닌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이그랙 크립토(Egrag Crypto)는 XRP가 현재 형성 중인 차트 패턴이 2017년의 강세장 구조와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2년 내 27달러(약 3만 7,530원)에 도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거 사이클을 되풀이하는 ‘프랙탈 패턴’이 유효하다면, XRP는 한 자릿수 가격대를 벗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근본적인 요인 역시 긍정적이다. 리플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미국의 규제 명확화 기대감이 XRP 생태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적 공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 XRP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유입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ETF 승인설과 결합된다면 이는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이번 XRP 선물 거래량의 급증은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한 투기적 반응 이상으로 해석된다. 기술적 지표가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고, 펀더멘털도 서서히 호전되고 있는 만큼, XRP는 추세 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는 평가다. 특히 2.14달러 저항선 돌파 여부가 향후 가격 궤적을 결정짓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