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의 시대' 열렸다…50대도 노후자산으로 담는다

| 연합뉴스

암호화폐 투자가 투기를 넘어 장기 자산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투자자 10명 중 4명은 단순한 수익이 아닌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50세대 암호화폐 투자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대 중 암호화폐 투자 경험자가 절반 이상(51%)에 달했다. 이 중 27%는 현재도 암호화폐를 보유 중이라고 답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투자자 중 42%가 누적 투자금이 1천만원을 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300만원 미만 소액으로 시작한 투자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 규모를 키운 셈이다.

보고서는 투자 목적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20대는 여전히 유행에 따라 가볍게 매매하는 비중이 많았지만, 50대는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심정으로 암호화폐에 접근하고 있었다.

연령별 투자 비중은 40대가 31%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28%, 50대 25%, 20대 17%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67%, 여성이 33%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의 평균 암호화폐 자산은 약 1천300만원으로, 자신이 가진 전체 금융자산의 14%에 해당했다. 일반적인 비(非) 투자자보다 전체 금융자산 규모가 크고, 투자 성향도 적극적인 경향을 보였다.

보유 코인은 평균 두 종목이었고, 비트코인을 포함한 투자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비트코인 없이 알트코인만 투자한 비율도 36%에 이르렀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성을 중시한 스테이블코인 투자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도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했던 2020년을 기점으로 투자자 유입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은 '단기 투기'에서 '장기 투자'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제도적인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행법상 한 거래소가 오직 하나의 은행과 원화 입출금 계좌만 제휴할 수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70%는 '신규 은행의 혜택보다 기존 주거래은행 이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50대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에 진행됐다. 이 중 암호화폐 투자자는 총 300명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