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억달러 줄인 일·중, 미 레포 한도 확대론

| 이준한 기자

일본과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6월 한 달 새 523억 달러(약 74조원) 줄었다. 두 나라 감소분은 외국인 전체 감소액의 72.5%를 차지해 미국 장기금리와 달러 유동성을 함께 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재무부 국제자본통계(TIC) 6월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9조3000억 달러(약 1경3134조원)로 전월보다 721억 달러(약 102조원) 감소했다. 외국인 보유액은 지난 2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최근 4개월 중 3개월 줄었다.

감소 폭은 일본과 중국에 집중됐다. 일본의 6월 미국 국채 보유액은 1조1200억 달러(약 1582조원)로 전월보다 264억 달러(약 37조원)가량 줄었다. 중국 본토의 보유액은 6334억 달러(약 894조원)로 259억 달러(약 37조원) 감소했다.

일본은 여전히 해외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이다. 중국 본토는 주요 보유국 가운데 세 번째 규모다. 본지는 앞서 해외 투자자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6월 줄었다고 전했다.

이번 통계는 미국 국채 시장의 수급 문제가 달러 유동성 문제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달러를 조달해야 할 때 보유 국채를 팔면 미국 국채 가격에는 부담이 된다. 국채 가격 하락은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 국채금리 상승은 금융 여건을 사실상 긴축시키는 효과를 낸다. 본지는 앞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해도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면 금융 여건이 사실상 긴축되는 효과를 낸다는 분석을 전했다. 기준금리와 별개로 장기 수익률이 움직이면 주택담보대출, 회사채, 위험자산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은 외국 중앙은행이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장치를 들여다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FIMA 환매조건부채권 기구가 승인된 해외 통화당국에 미국 국채 매각의 대안이 되는 임시 달러 조달 수단을 제공한다고 설명해 왔다. 외국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를 연준에 맡기고 달러를 받은 뒤 만기에 되사는 구조다.

FIMA 거래 만기는 하루 또는 7일이다. 거래는 달러로만 이뤄지고, 연준의 달러 지급은 미국 국채로 담보된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민간 환매조건부채권 금리보다 조건이 불리하게 설계돼 비상 유동성 창구 성격이 강하다.

쟁점은 한도다. 한국경제는 현재 FIMA 기구에 국가별 600억 달러(약 85조원) 수준의 한도가 적용되며, 미국 정부가 한도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도가 커지면 외국 중앙은행이 국채를 팔지 않고도 단기 달러를 확보할 여지가 넓어진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이 레포 규모 확대를 고려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외환시장 방어 과정에서 미국 국채 매각이 반복될 경우 연준의 유동성 창구를 완충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미국 국채 수급과 달러 유동성이 크립토 시장의 배경 변수라는 점이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에 이번 6월 TIC 통계가 미친 직접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고 달러 조달 비용이 오르면 위험자산 전반의 유동성 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국채 흐름과 떨어져 있지 않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에는 통상 미국 국채와 현금성 자산이 쓰인다. 미국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스테이블코인 운용사와 토큰화 국채 상품은 준비금 운용, 수익률,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

미국 재무부의 TIC 자료는 미국 내 수탁기관과 브로커딜러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된다. 재무부는 제3국 수탁계좌에 보관된 미국 증권은 실제 소유자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본과 중국의 보유액 감소가 모두 직접 매도였는지, 평가 변화나 보관 구조 변화가 어느 정도 섞였는지는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6월 통계가 확인한 사실은 분명하다. 일본과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동시에 줄었고, 미국은 국채 매각 대신 달러를 빌릴 수 있는 창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다음 비교 지점은 이후 TIC 통계에서 일본과 중국의 보유액 감소가 이어지는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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