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달러 AI 자본, 엔비디아 인프라 전략 부상

| 이도현 기자

엔비디아($NVDA)의 AI 인프라 전략이 반도체 성능을 넘어 자본 조달과 전력·부지 확보 능력으로 넓어지고 있다. GPU를 파는 회사가 AI 데이터센터의 금융 구조와 장기 임대 수요까지 묶는 방식으로 역할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10일 아폴로(Apollo), 블랙록(BlackRock), 블랙스톤(Blackstone), 브룩필드(Brookfield),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KKR과 독립형 컴퓨트 금융 플랫폼을 만들고 AI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약 707조원)가 넘는 제3자 자본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이 발표에서 AI 팩토리를 “생산적이고 투자 가능한 새로운 인프라 자산군”이라고 말했다.

이 구상은 엔비디아가 직접 모든 자금을 부담하는 방식이 아니다. 장기 자본을 가진 금융기관이 AI 컴퓨트 인프라를 별도 투자 대상으로 보고, 엔비디아 고객이 대규모 연산 능력에 접근하도록 돕는 구조다. 회사는 이 플랫폼이 하드웨어 판매와 소프트웨어 채택을 함께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AI 팩토리는 GPU와 CPU, 네트워크, 전력, 냉각,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AI 모델을 학습·구동하는 대규모 연산 인프라를 뜻한다. 지금까지 AI 인프라 경쟁은 칩 성능과 공급량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대형 모델 운영 비용이 커지면서 부지·전력·냉각·금융 조건이 함께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오하이오 프로젝트는 이 전략의 구체적 사례다. 엔비디아는 17일 SB Energy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오하이오 PORTS-Pike Technology Campus의 토지, 전력, 건물 외피 용량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초기 규모는 4.25 IT-GW이며, 나머지 3.75 IT-GW로 확장할 옵션이 있다.

오픈AI(OpenAI)는 이 캠퍼스의 고객이며, SB Energy는 데이터센터를 짓고 보유·운영한 뒤 오픈AI에 20년 임대한다. 엔비디아는 SB Energy에 15억 달러(약 2조1210억원)를 투자한다.

SB Energy와 소프트뱅크(SoftBank)는 최소 10GW의 신규 전력 발전과 42억 달러(약 5조9388억원) 이상의 지역 전력망 투자를 제시했다. 오하이오 캠퍼스의 계획 용량은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오하이오 프로젝트의 총 보증액은 공식 발표문에 명시되지 않았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1000억 달러(약 141조4000억원) 안팎에서 1050억 달러(약 148조4700억원) 이상까지 서로 다른 수치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는 공식 문서에서 확인된 투자액과 용량만 확정 수치로 다뤘다.

엔비디아가 자본을 경쟁력으로 끌어들이는 배경에는 경쟁 심화가 있다. AMD는 7월 23일 헬리오스(Helios) AI 서버가 풀프로덕션 상태에 들어갔고 수개월 내 출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오픈AI의 컴퓨팅 책임자가 올해 후반 헬리오스 랙을 쓰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알파벳($GOOGL)도 변수다. 로이터는 7월 21일 알파벳이 제미나이 3.5 프로(Gemini 3.5 Pro) 출시를 6월에서 늦췄고, AI 모델 경쟁과 데이터센터 지출 부담이 함께 투자자 검토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알파벳은 2025년 2분기 실적 설명에서 구글 클라우드의 연간 매출 런레이트가 500억 달러를 넘었고 TPU·GPU 수요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공식 메시지는 칩만으로 AI 인프라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회사 블로그는 5일 미국 내 파트너망이 반도체, 패키징, 전력 시스템, 냉각, 클라우드 용량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글은 2026년 엔비디아 주도 AI 수요가 미국 GDP에 4850억 달러(약 685조7900억원)를 기여할 것으로 추산했다.

본지는 앞서 엔비디아가 금융기관 6곳과 5000억 달러 이상의 제3자 자본 동원을 목표로 AI 컴퓨팅 인프라를 금융 가능한 자산으로 만드는 구상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GPU뿐 아니라 랙, AI 공장,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묶어 수익형 인프라로 보려는 접근이다.

시장 평가는 갈린다. 마켓워치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가 이 구조를 순환금융 우려를 낮추고 쿠다(CUDA)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봤다고 전했다. 반면 제프 건들락(Jeff Gundlach)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는 AI 칩을 새 자산군처럼 취급하는 흐름을 경계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반도체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전력망, 냉각, 서버, 메모리, 클라우드 임대 구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만든다. 다만 장기 계약과 장기 자금이 빠르게 바뀌는 AI 칩 교체 주기를 얼마나 견딜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엔비디아의 경쟁력 논의는 GPU 성능을 넘어 전력, 부지, 냉각, 장기 임대, 금융기관 자본까지 확대되고 있다. 오하이오 캠퍼스는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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