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DeFi·탈중앙 금융) 큐레이터형 대출 볼트 규모가 약 90억 달러(약 12조7260억원)로 커졌다. 스테이크하우스(Steakhouse), 센토라(Sentora), 건틀렛(Gauntlet) 3곳이 이 가운데 약 68억 달러(약 9조6152억원)를 관리하며 자금이 소수 운용사로 몰리고 있다.
델파이디지털(Delphi Digital)은 18일 공개된 분석에서 현재 디파이 분야의 큐레이터형 대출 볼트 규모가 약 90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들 3곳은 여러 중앙화거래소, 브로커,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에 수익 상품 설계를 제공하고 자금 투입처와 위험 노출을 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볼트는 이용자 자금을 모아 특정 온체인 전략에 배치하는 금고형 구조다. 대출 볼트에서는 큐레이터가 어떤 담보를 받을지, 어느 시장에 자금을 넣을지, 위험 한도를 어떻게 둘지 정한다. 이용자는 개별 대출 풀을 직접 고르기보다 큐레이터가 설계한 전략에 맡기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이 구조는 디파이 대출이 완전히 분산된 개인 선택 시장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인프라는 공개 블록체인 위에 있지만 실제 자금 배분과 위험 관리는 전문 운용사에 맡겨지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PANews는 디파이 볼트 연례 분석에서 리스크 큐레이션 볼트 규모를 약 65억 달러(약 9조1910억원)로 집계했다. 이 범주에서도 센토라, 스테이크하우스, 건틀렛 3곳이 7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 범위와 시점은 다르지만 상위 운용사 중심의 집중이라는 방향은 같다.
앞서 본지도 큐레이션 볼트 시장이 7월 기준 71억8000만 달러 규모로 커졌고, 상위 3곳이 추적 대상 자금의 75.9%를 관리한다고 보도했다. 8월 중순 들어 90억 달러에 근접했다는 새 수치는 한 달 남짓한 기간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손실 이후의 자금 이동도 이 흐름을 설명한다. 델파이디지털은 최근 일부 볼트에서 손실이 발생한 뒤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기보다 상위 큐레이터와 상대적으로 안전한 담보 쪽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익률뿐 아니라 운용 주체와 담보 구성도 예치 판단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거론된다는 뜻이다. 운용 주체의 평판, 담보 구성, 위험 통제 방식이 예치 판단에서 함께 고려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기관 채널도 이 흐름을 키우고 있다. 엘우드(Elwood)는 6월 25일 포트폴리오 관리 모듈에서 모포(Morpho) 언 포지션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기관 고객은 스테이크하우스와 건틀렛이 큐레이션하는 모포 볼트에 접근하고, 볼트 지표와 큐레이터 위험 지표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엘우드는 모포가 110억 달러(약 15조5540억원)가 넘는 예치금을 보유한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이라고 설명했다. 모포에서는 대출자가 볼트에 예치하면 볼트가 큐레이터가 정한 위험 기준에 따라 하위 시장으로 자금을 배분한다.
스테이크하우스와 건틀렛은 엘우드의 기관용 채널에서 첫 지원 큐레이터로 제시됐다. 엘우드는 스테이크하우스가 17억 달러(약 2조4038억원)가 넘는 총예치자산을, 건틀렛이 모포에서 10억 달러(약 1조4140억원)가 넘는 자금을 큐레이션한다고 밝혔다.
큐레이터형 볼트는 일반 대출 프로토콜과 역할이 다르다. 프로토콜이 대출 시장의 기본 규칙과 스마트계약을 제공한다면, 큐레이터는 담보와 한도, 위험 구성을 조정한다. 이 때문에 자금 배분 권한이 프로토콜 자체보다 큐레이터 쪽으로 이동하는 효과가 생긴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지점도 여기에 있다. 디파이 대출은 공개 블록체인 기반 상품이지만 실제 위험 관리는 점차 운용 실적과 평판을 가진 소수 기관에 집중되고 있다. 접근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특정 큐레이터와 담보군에 위험이 몰릴 가능성도 남는다.
디파이 대출 시장에서 차입 잔액이 줄어드는 동안 위험 선별형 구조의 비중이 커졌다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다. 대출 수요가 약해지는 국면에서도 위험을 나눠 관리하는 볼트 구조에는 자금이 붙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디파이 대출 볼트가 기존 대출 프로토콜을 대체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 확인된 수치는 온체인 금융에서도 운용 주체의 신뢰와 위험 관리 능력이 자금 배분을 좌우하는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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