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AI 에이전트에 거래 권한을 연결하는 기반을 넓혔다. 시장 조회와 주문 실행 자동화는 가능해졌지만, 손실 한도와 승인 범위는 사용자가 정하는 구조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바이낸스가 20일 AI 에이전트가 시장을 분석하고 사용자 대신 거래를 실행할 수 있는 ‘에이전트 OS(Agent OS)’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플랫폼은 바이낸스 API, 월렛 에이전틱 허브, x402 검증, 결제 지원 API, 스킬 허브, MCP 지원을 한 묶음으로 연결한다.
바이낸스 공식 스킬 허브의 ‘binance-agentic-wallet’ 문서는 이 기능이 지갑 연결, 잔고 조회, 토큰 전송, 스왑, 지정가·시장가 주문, 예측시장 거래, x402 결제, 디파이 작업, 보안 설정, 일별 한도 확인을 다룬다고 설명한다. 챗봇이 답만 내놓는 단계를 넘어, 권한을 받은 에이전트가 계정 단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모든 AI 도구가 같은 범위로 거래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낸스 개발자 문서는 ‘바이낸스 포 챗GPT(Binance for ChatGPT)’를 공개 시장 데이터 조회용 읽기 전용 서비스로 설명하고, 계정 접근과 거래, 전송은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테크크런치가 쓴 ‘ChatGPT와 연동’이라는 표현을 거래 실행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바이낸스 공식 설치 안내 문서는 오픈클로(OpenClaw),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코덱스(Codex), 제미나이 CLI(Gemini CLI)를 지원 대상으로 적었다. 같은 문서에서 커서(Cursor)는 확인되지 않는다. 국내 독자가 봐야 할 지점은 ‘AI가 곧바로 모든 계좌를 운용한다’는 그림이 아니라, 어떤 도구가 어떤 권한을 받았는지다.
통제 구조의 중심은 서브계정이다. 제프 리(Jeff Li) 바이낸스 제품 담당 부사장은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완전한 자유 대신 사용자가 에이전트의 세부 접근 권한을 정하게 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에이전트에 별도 서브계정을 배정하고 현물 또는 선물 거래 같은 활동 범위를 설정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해당 서브계정의 출금은 기본적으로 막힌다. 주문 승인도 사용자가 고른다. 에이전트가 매 주문마다 승인을 받게 할 수 있고, 권한 설정 뒤 일정 범위 안에서 자율 실행하게 할 수도 있다.
별도의 거래 손실 상한은 바이낸스가 따로 두지 않는다. 사용자가 서브계정에 넣은 자금 규모가 사실상 한도로 작동한다. 자동화 범위를 넓힐수록 계정 분리와 자금 배분이 위험 통제의 핵심이 되는 구조다.
에이전트 판단의 내부 경로도 쟁점이다. 리 부사장은 거래 판단의 근거가 사용자 컴퓨터나 선택한 AI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바이낸스가 그 추론 과정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결과로 나타난 거래 활동을 감시할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나 프롬프트 인젝션이 판단에 영향을 줬는지는 제한적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월렛 쪽에는 별도 일일 한도가 붙는다. 테크크런치 보도에서 바이낸스는 일반 스왑 5만 달러(약 6955만원), 디파이 거래 기본 10만 달러(약 1억3910만원), x402 결제 20달러(약 2만7820원)의 일일 한도를 제시했다. 거래소 계정 거래와 온체인 월렛 작업의 위험 통제 방식이 서로 다르게 설계된 셈이다.
MCP는 AI 애플리케이션이 외부 도구와 데이터를 일정한 방식으로 연결하도록 돕는 프로토콜이다. x402는 에이전트형 결제 흐름에 쓰이는 결제 관련 표준으로 설명된다. 두 기술 모두 AI가 답변을 넘어 외부 시스템을 호출할 때 필요한 연결 규칙에 가깝다.
이번 움직임은 바이낸스만의 단독 실험은 아니다. 코인베이스($COIN)는 6월 11일 ‘코인베이스 포 에이전트(Coinbase for Agents)’를 공개하며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설정 한도 안에서 거래와 결제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는 6월 22일 챗GPT와 그록(Grok)을 에이전트형 거래 도구군에 추가했다.
OKX(OKX)는 3월 10일 ‘에이전트 트레이드 키트(Agent Trade Kit)’를 공개했고, 크라켄은 ‘크라켄 CLI(Kraken CLI)’에서 MCP 기반 에이전트 거래 기능을 내세웠다. 거래소와 금융 플랫폼의 경쟁 범위가 앱 화면에서 API, 권한 관리, 자동화 도구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국내 독자에게 중요한 변화도 자동화 자체보다 책임 경계다. AI 에이전트가 결제와 거래 실행을 맡는 시스템으로 넓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신원과 검증, 사용자 통제 장치가 함께 거론돼 왔다. 앞서 AI 에이전트 전용 지갑과 결제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는 가운데 에이전트가 누구를 대신해, 어떤 권한으로, 무엇을 했는지 남기는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에이전트는 주문을 빠르게 낼 수 있지만 API 키 권한, 서브계정 잔고, 승인 방식, 일일 한도는 사용자가 정한다. 바이낸스의 이번 공개로 AI 에이전트 거래는 실제 계정 운용 영역에 더 가까워졌고, 거래소의 기술 경쟁은 ‘무엇을 할 수 있나’에서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검증에 사용한 출처: TechCrunch, Binance Developer Docs, Binance Skills Hub, Binance Academy, Coinbase, Interactive Brokers, OKX, Kra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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