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커졌고, 그 여파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질 때는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날 시장도 이런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오후 3시 30분 기준 1,489.3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6.8원 상승했다. 환율은 1,495.4원에 출발한 뒤 장중 한때 1,499.7원까지 치솟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점, 그리고 미군이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해상교통 봉쇄 방침을 밝힌 점을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한 핵심 재료로 받아들였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원화처럼 대외 변수에 민감한 통화는 약세를 보이기 쉽다.
달러 강세 흐름도 환율 상승을 거들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4% 오른 98.995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59.671엔으로 0.21% 상승했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2.64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21원 올랐다. 이는 달러가 원화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통화와의 관계에서도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증시 약세도 외환시장에 부담을 줬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0.25포인트, 0.86% 내린 5,808.62에 마감했고, 외국인은 6천억원어치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 자금을 빼갈 때는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함께 생기기 때문에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6.21포인트, 0.57% 오른 1,099.84로 거래를 마쳤지만, 전체 시장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평균주가도 0.74% 내린 56,502.77로 마감해 아시아 증시 전반에 경계 심리가 퍼졌음을 보여줬다.
결국 이날 금융시장은 중동 정세 악화 가능성과 외국인 자금 유출, 달러 강세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원화 약세 쪽으로 움직였다. 앞으로도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협상 진전 여부, 군사적 긴장 확대 가능성, 외국인 투자 흐름이 환율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