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중동발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알루미늄과 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런던금속거래소 지수는 최근 4주 동안 12% 가까이 상승해 17일 한국시간 오후 2시54분 기준 5,651.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 지수는 알루미늄, 구리, 아연, 납, 니켈, 주석 등 산업 전반에 널리 쓰이는 6개 비철금속 가격을 반영하는 지표다. 이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3월 말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약 15% 뛰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중동은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9%를 맡고 있어, 전쟁이 장기화하면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제조업 원가를 밀어 올릴 수 있는 구조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실제 공급 차질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제이피모건체이스는 전쟁 여파로 장기적인 공급 부족이 누적되면 세계 알루미늄 시장이 전례 없는 공급 공백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지난달 말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아부다비와 바레인의 핵심 알루미늄 제련소 2곳이 타격을 받으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이란과 미국의 이중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까지 막히면서 원료와 완제품 운송에도 부담이 커진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에너지와 원자재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해상 통로여서, 이곳의 차질은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시장은 전쟁 위험만 반영하는 분위기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종전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비철금속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계 슈오허 자산운용의 가오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시장 참가자들이 비철금속 투자 비중을 다시 늘리고 있으며, 특히 알루미늄 공급망 차질 가능성이 분명해지자 이를 기회로 보는 매수세가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구리 시장도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중개사 머큐리아와 비엠오 캐피털 마켓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수요 확대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가능성을 근거로, 구리 가격이 지난 1월의 역대 최고치를 곧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구리 가격은 최근 4주 동안 11% 올라 사상 최고 종가와의 격차를 약 3% 수준까지 좁혔다. 비철금속 가격 강세는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과 향후 경기 회복 기대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정세와 해상 물류 정상화 여부, 중국 수요 지속성에 따라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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