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산 능력, 원자재처럼 선물시장에 등장할까?

| 토큰포스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핵심 자원인 연산 능력을 앞으로는 원유나 금속처럼 선물시장에 올려 거래하는 방안이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다. 급증하는 AI 수요로 그래픽처리장치 사용료가 크게 흔들리자, 이를 표준화해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려는 시도다.

미 CN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보면, AI 시장조사업체 실리콘데이터는 시카고상업거래소와 함께 AI 모델 훈련과 운용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계약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선물시장은 특정 자산을 미래의 일정 시점에 얼마에 사고팔지 지금 미리 정해 거래하는 시장이다. 농산물이나 원자재, 에너지 상품에서 널리 쓰이는 방식인데, 이제 디지털 인프라 자원으로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것이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엔비디아 H100 칩 같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의 사용료를 표준화하는 데 있다. 실리콘데이터는 이를 위해 여러 AI 칩의 시간당 임대 비용을 추적하는 GPU 가격지수 시리즈를 개발해왔다. 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가 급팽창했고, 그 과정에서 GPU 임대료도 시기와 수급 상황에 따라 크게 출렁이고 있다. 연산 자원을 빌려 쓰는 기업은 비용 급등 위험을 줄이고 싶어 하고, 반대로 공급자는 미래 수익을 좀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선물 계약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려면 제도적 문턱을 넘어야 한다. AI 컴퓨팅 파워 선물 계약은 현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규제 심사를 받고 있다. 아직 정식 승인이 나지 않았지만, 프로셰어즈와 렉스셰어즈 같은 상장지수펀드 운용사들은 이미 이 선물 계약을 바탕으로 한 ETF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CNBC는 전했다. 이는 금융시장 안에서 AI 연산 능력을 단순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투자와 위험관리의 대상이 되는 새로운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AI 산업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금융상품 구조까지 바꾸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실제 시장이 열리면 기업들은 연산 자원 가격을 헤지(미리 위험을 줄이는 거래)할 수 있게 되고, 투자자들은 AI 인프라 수요 자체에 투자하는 새로운 통로를 갖게 될 수 있다. 다만 기초자산의 가격 산정 방식과 실제 수요를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신뢰와 확산 속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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