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일본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두고 일본은행의 독립성과 시장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은행은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리와 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우치 다카히데(Takahide Kiuchi)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선트의 일본 통화정책 개입은 이례적이며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이 외부 압력에 따라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이후 정책 발표와 결정에 대한 의심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PANews는 11일 이 발언을 전했다.
논란은 베선트 장관이 일본 엔화 약세와 관련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를 유도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커졌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판단에 맞서 거래해보라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일본 재무성이 환율 정책을 담당하고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구조에서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은행의 금리 경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정책 독립성 논란이 불거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 자신을 상대로 거래해도 좋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은 앞서 보도됐다. 이번 논란은 당시 발언이 일본의 통화정책에 대한 공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재무상 가타야마 사쓰키(Satsuki Katayama)는 베선트 장관이 채권 거래자들에게 보낸 “내가 하우스”라는 경고를 일본어로 옮기면 “조금 무섭게 들린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 공식적으로 크게 대응하지 않았다.
9월 11일 일본은행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은행의 무담보 콜금리 유도 목표는 1.0% 수준이다. 일본은행은 공식 일정에 따라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PANews는 시장이 이번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기존의 신중한 인상 시간표보다 빨라진 흐름이라고 전했다. 다만 실제 인상 여부와 결정 배경은 회의 결과가 나와야 확인된다.
일본은행의 독립성은 정부나 외부 기관의 압력 없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금리 수준뿐 아니라 결정 과정이 외부 영향에 좌우됐다는 인식이 생기는지 여부도 시장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우치는 외부 영향으로 금리가 결정됐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 일본은행이 내놓는 정책 신호의 효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금리 인상 여부와 별개로 정책 결정의 자율성과 설명 방식이 시장의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논란은 미국 재무장관의 공개 발언이 일본의 통화정책 기대와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보여준다. 일본은행은 17~18일 회의에서 금리와 정책 판단의 근거를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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