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DeFi) 애그리게이터 1인치(1INCH)가 2026년 1분기 전반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도 리미트 오더와 인텐트 기반 거래 부문에서 상대적 방어력을 입증했다. 특히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Austin Weile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BNB체인 기반 리미트 오더 프로토콜이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 협업 효과로 급성장했고, 퓨전(Fusion)은 가스리스와 ‘MEV 보호’를 앞세워 거래량 감소폭을 최소화했다고 분석했다.
1인치는 이더리움, 아비트럼, 옵티미즘, 폴리곤, 베이스, BNB체인 등 다수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는 DEX 애그리게이터이자 인텐트 오더 프로토콜이다. 2026년 1분기에는 광범위한 가상자산 시장 약세와 함께 핵심 지표가 전반적으로 둔화했다. 1인치의 애그리게이션 프로토콜 일평균 거래량은 전분기 2억4490만 달러에서 9710만 달러로 60.3%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 건수도 13만2700건에서 5만4500건으로 58.9% 줄었고, 활성 주소 역시 3만5800개에서 1만9200개로 46.4% 감소했다.
이 같은 부진은 시장 전반의 DEX 애그리게이터 거래 축소와 맞물린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애그리게이터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도 같은 기간 46억 달러에서 27억 달러로 40.0% 감소했다. 다만 1인치의 감소폭이 더 컸던 배경에는 BNB체인 거래 정상화가 있었다. 지난해 바이낸스 알파 에어드롭 관련 활동이 둔화하면서 BNB체인 내 애그리게이션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
반면 리미트 오더 프로토콜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2026년 1분기 일평균 거래량은 7290만 달러로 전분기 1억440만 달러 대비 3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BNB체인은 오히려 성장한 유일한 네트워크였다. BNB체인 일평균 거래량은 1580만 달러에서 2400만 달러로 52.7% 증가했고, 점유율은 15.1%에서 33.0%로 확대됐다.
핵심 배경은 온도 파이낸스와의 협업이다. 1인치는 2025년 12월 5일 온도 파이낸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스왑 API를 통해 BNB체인에서 토큰화된 주식과 ETF 스왑을 라우팅하기 시작했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는 3월 5일 기준 1인치를 통해 라우팅된 온도 기반 토큰화 주식 누적 거래량이 25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짚었다. 이는 크립토 약세장과 무관하게 ‘RWA’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문 흐름도 달라졌다. 리미트 오더 프로토콜의 일평균 주문 건수는 2만2800건에서 2만6600건으로 16.8% 증가했지만, 평균 주문 규모는 4600달러에서 2700달러로 40.2% 감소했다. BNB체인에서 소액·고빈도 주문이 대거 늘어난 결과다. 실제로 BNB체인 주문 건수는 8900건에서 1만6300건으로 84.0% 늘었고, 활성 주소는 600개에서 2700개로 340.8% 급증했다. 신규 이용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리미트 오더 활동의 중심축이 이더리움에서 BNB체인으로 이동한 셈이다.
인텐트 기반 스왑인 퓨전(Fusion)은 세 가지 단일 체인 프로토콜 가운데 가장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1분기 일평균 거래량은 6080만 달러로 전분기 8280만 달러 대비 26.5%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애그리게이션 프로토콜이 60.3%, 리미트 오더 프로토콜이 30.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 방어력이 뚜렷했다.
퓨전의 강점은 사용자가 가스를 직접 부담하지 않는 ‘가스리스’ 구조와 더치 옥션 방식의 ‘MEV 보호’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평균 거래 규모가 축소되는 국면일수록, 거래 비용과 체결 품질에 민감한 사용자가 인텐트 기반 거래로 이동할 유인이 커진다. 보고서는 이러한 특성이 시장 침체기 퓨전의 상대적 선방을 이끌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네트워크별로는 퓨전 역시 BNB체인 비중 확대가 두드러졌다. BNB체인 일평균 거래량은 1390만 달러에서 2350만 달러로 68.9% 증가했고, 점유율은 16.8%에서 38.6%로 상승했다. 반면 이더리움은 6250만 달러에서 3490만 달러로 44.1% 감소했다. 주문 건수 기준으로도 BNB체인은 7500건에서 1만5200건으로 101.8% 늘며 전체의 88.0%를 차지했다. 이더리움은 주문 수가 줄었지만 평균 주문 규모는 1만5700달러에서 2만9900달러로 커져, 대형 거래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애그리게이션 프로토콜 내부에선 실행 목적지 변화도 눈에 띄었다. 2026년 1분기 1인치의 주요 라우팅 목적지는 유니스왑 V3에서 유니스왑 V2로 바뀌었다. 유니스왑 V2를 통한 일평균 거래량은 305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28.4% 증가했고, 전체 라우팅 점유율은 8.9%에서 27.9%로 뛰었다. 반면 유니스왑 V3는 6810만 달러에서 1490만 달러로 78.1% 급감했다.
또 다른 변화는 자사 인프라를 활용하는 1인치 네이티브 실행 확대다. 외부 DEX로 넘기지 않고 자체 인프라에서 처리하는 거래는 1000만 달러에서 1450만 달러로 44.4% 증가해 세 번째로 큰 실행 목적지가 됐다. 이는 1인치가 외부 유동성 공급자 의존도를 낮추고 실행 통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품 측면에선 3월 3일 공개된 ‘트레이드 모드’가 핵심 업데이트로 꼽힌다. 새 인터페이스는 실행 설정 커스터마이징, 통합 가격 차트, 거래별 가스·슬리피지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동시에 퓨전 기반 인텐트 스왑의 중앙값 실행 시간을 26초에서 14초로 단축했다. 거래 체결 속도와 사용자 경험 개선을 동시에 노린 조치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수익원 다변화 시도가 진행됐다. 1인치 DAO는 3월 9일 1IP-93을 승인해 1인치 아쿠아(Aqua)에서 수익 전략을 설계하는 외부 팀을 위한 40만 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지원을 받은 팀은 향후 DAO 트레저리와 수익 일부를 공유하게 된다. 같은 날 DAO는 200만 USDC를 에이브(Aave) V3 USDC 마켓에 배치하는 1IP-92도 통과시켜 트레저리 유휴 자산 운용에 나섰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Austin Weiler는 아쿠아 수익 공유 모델과 스테이블코인 운용 수익이 2분기 이후 DAO의 새로운 운영 수입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 전체에서의 입지는 약화됐다. 1인치가 배포된 네트워크 기준 선별 DEX 애그리게이터 거래량 점유율은 2025년 4분기 25.2%에서 2026년 1분기 17.0%로 8.2%포인트 하락했다. 순위도 1위에서 4위로 밀렸다. 같은 기간 카이버는 유동성 마이닝 프로그램 효과에 힘입어 14.2%에서 23.9%로 상승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1인치의 중장기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하나는 RWA 실행 인프라로서의 입지 강화이고, 다른 하나는 퓨전 기반 인텐트 거래의 경쟁력 유지다. 온도 파이낸스 협업을 통해 확인된 BNB체인 리미트 오더 성장세는 1인치가 단순 DEX 애그리게이터를 넘어 토큰화 자산 거래의 핵심 관문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퓨전 역시 시장 하락기 비용 절감 수요와 맞물려 ‘효율적 체결’ 수단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결국 1인치의 1분기는 외형 축소와 구조 전환이 동시에 진행된 시기로 요약된다. 거래량과 점유율은 줄었지만, BNB체인 중심의 RWA 흐름과 ‘MEV 보호’ 기반 인텐트 거래는 오히려 선명해졌다. 약세장 속에서 확인된 이 두 축이 향후 1인치의 재평가 근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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