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이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155엔대까지 하락했다가 11일 159엔대로 반등했다. 유가 상승과 일본의 재정 건전성 우려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한국경제는 11일 오전 10시 45분 달러·엔 환율이 159.08엔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164엔에 육박했던 환율은 공동 개입 이후 3일 장중 155엔대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5.20엔 부근까지 하락했다. 지난주 후반 163엔을 웃돌던 환율이 160엔 아래로 떨어지면서 엔화 가치가 단기간에 반등했다.
일본 외환당국은 지난달 30일과 31일 총 13조7800억엔 규모의 엔화 매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도 뉴욕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엔화를 사들이며 일본과 공동 대응했다.
외환시장 개입은 통화당국이 시장에서 자국 통화를 직접 사고팔아 급격한 환율 변동을 완화하는 조치다. 달러·엔 환율이 오르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이고, 환율이 내리면 엔화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번 개입으로 낮아졌던 환율은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다시 올랐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 협상에서 추가 요구를 제시하면서 에너지 가격 부담이 커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5.1% 올라 배럴당 80달러대로 상승했다.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5.0% 오른 배럴당 87.72달러에 마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에 대한 낙관론과 달리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유가가 다시 80달러대 초반까지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발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재정 건전성 우려도 엔화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을 편성한 가운데 재정지출 확대가 국채 발행 증가와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박 연구원은 “엔화 약세 방어가 쉽지 않은 이유는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정책 지속에 따른 재정 리스크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엔화 움직임이 원화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있다. 최근 원화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조달 금액의 환전 수요와 수출업체 달러 매도, 8월 법인세 납부 시즌이 맞물리면서 강세를 보였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다른 아시아 통화에도 약세 압력이 번질 수 있다. 반대로 당국 개입 등으로 엔화가 점진적인 강세를 보이면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당국 개입 등으로 엔화의 점진적 강세가 진행될 경우 원화 강세의 추가 진전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립토 시장에서는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전환할 경우 저금리 엔화로 조달한 자금을 회수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살핀다. 다만 공동 개입 이후에도 비트코인(BTC)은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며, 이더리움(ETH)을 포함한 크립토 시장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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