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 공식 분류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대폭 손질했다. 13만 명이 넘는 ‘크립토 계좌’와 급증한 사기 신고가 개정의 배경으로 꼽히며, 시장의 신뢰 회복과 투자자 보호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는 이번 주 각의에서 금융상품거래법(FIEA) 개정안을 승인했다. 기존에는 디지털 결제와 송금 중심의 ‘자금결제법(Payment Services Act)’ 아래에서 가상자산을 다뤘지만, 앞으로는 주식과 채권처럼 금융상품에 준하는 규율을 받게 된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가상자산을 투자 자산으로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 전환을 의미한다.
새 규정은 공시 의무, 시장 감시, 내부자거래 금지까지 포함한다. 그동안 가상자산은 기존 규제 틀에서 내부자거래가 명확히 금지되지 않았지만, FIEA 체계가 적용되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매매가 명시적으로 금지된다. 발행사는 연례 공시도 해야 해, 상장사에 가까운 수준의 정보 공개가 요구된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단속 강화 성격도 강하다. 무허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징역형 상한은 3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고, 벌금은 300만 엔에서 1000만 엔으로 상향된다. 당국이 반복된 사기와 불법 영업을 더 이상 결제 서비스 차원의 문제로 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명칭도 ‘가상자산 교환업자’에서 ‘가상자산 거래업자’로 바뀐다. 표현은 달라졌지만, 핵심은 일본 정부가 이 산업을 전통 금융시장과 같은 잣대로 관리하겠다는 점이다. 재무상 사츠키 가타야마는 “시장 공정성과 투명성, 투자자 보호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비트코인(BTC) 시장이 급변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규제 명확성은 중장기적으로 업계에 긍정적일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은 아시아에서도 디지털자산 규제를 선도해 온 국가인 만큼, 이번 개정은 다른 주요국에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되면 기관 참여와 발행시장 투명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만큼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부담도 커진다. 일본의 이번 개정은 가상자산을 더 이상 주변부 산업이 아니라, 감독 가능한 금융시장 구성요소로 보겠다는 분명한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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