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30일 정부의 9·7 및 1·29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하는 후속 법안 10건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하면서, 도심 주택 공급 확대와 공공택지 확보를 위한 제도 정비가 국회 단계에서 속도를 내게 됐다.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모두 23건이며, 이 가운데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은 10건이다. 핵심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과 공공 유휴부지 활용의 규제를 풀어 실제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대표적으로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은 공공 정비사업의 용적률 상한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용적률은 대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의 비율로, 이 기준이 완화되면 같은 땅에 더 많은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된다.
공공부문이 보유한 땅과 시설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장치도 함께 포함됐다. 노후 공공청사 등을 주거와 업무, 상업 기능이 결합된 형태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개발 특별법과 학교 용지 복합개발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처리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장기간 쓰지 않은 비주택 용지를 다른 용도로 바꿔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도 전체회의를 넘었다. 방치된 건축물의 정비를 활성화하는 빈 건축물 정비 특별법 제정안까지 포함되면서, 새 택지를 대규모로 확보하기 어려운 도심에서 기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정부 구상이 입법으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용산 캠프킴 부지 개발과 관련한 법안 처리도 눈에 띈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은 해당 부지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해 주택 공급 여력을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앞서 1·29 부동산 대책에서 캠프킴 부지 공급 물량을 기존 1천400호에서 2천500호로 1천100호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도심, 특히 용산처럼 수요가 많은 지역은 신규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할 땅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공공이 보유한 핵심 부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공급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꼽힌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여야 충돌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던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등 12건이 소위 의결 없이 전체회의에 상정됐다며 반발했고,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퇴장했다. 김정재 의원은 민생과 주택 정책을 정치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라며 서울·수도권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처리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복기왕 의원은 9·7 대책 발표 이후 8개월 동안 논의가 지연돼 입법이 멈춰 있었다며, 더 이상 처리를 미룰 수 없다고 맞섰다. 같은 날 여야는 국·공유지 무상 취득 기준을 명확히 하는 국토 계획·이용 법안, 퇴거 불응자에 대한 금전적 제재를 도입하는 공익사업 토지 취득·보상 법안, 허위 정보 유포와 관련해 직거래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의무를 신설한 부동산 거래 신고 법안 등 3건은 합의 처리했다.
이번 의결은 부동산 정책의 초점을 수요 억제보다 공급 확대에 두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만 법안이 실제 주택 공급 증가로 이어지려면 본회의 통과 이후 시행령 정비, 사업지별 인허가, 주민 협의 같은 후속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도심 내 유휴부지와 공공자산을 활용한 공급 확대 입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정치권 대립이 계속될 경우 정책 실행 속도는 다시 늦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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