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CFTC 가상자산 기준 시행, 클래리티법은 상원 계류

| 김미래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 분류와 관할 기준을 제시했지만, 이를 법률로 정착시킬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은 상원 본회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규제 공백을 행정 해석으로 메운 가운데 장기적인 규칙은 의회 협상에 달린 구도다.

SEC는 2026년 3월 17일 가상자산과 관련 거래에 연방 증권법을 적용하는 기준을 담은 해석문을 발표했다. 해당 해석은 같은 달 23일부터 시행됐다.

CFTC도 해석문 발표 당일 SEC 기준에 맞춰 상품거래법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도구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으로 구분했다.

이번 조치는 시장 참여자가 자산의 성격과 거래 구조에 따라 어느 기관의 감독을 받는지 판단할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새 법률을 만든 것이 아니라 현행 증권법과 상품거래법의 적용 방식을 정리한 행정 해석이다.

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의장은 DC 블록체인 서밋 연설에서 이번 해석이 장기 입법 전까지 가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트업 면제와 자금조달 면제, 투자계약 세이프하버 등 추가 규칙 구상도 제시했다.

앳킨스 의장은 포괄적인 시장구조 규제를 확정할 권한은 의회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행정 해석은 위원회 구성이나 정책 방향에 따라 수정 또는 철회될 수 있지만, 법률은 의회 입법 절차를 거쳐 규제 권한과 적용 범위를 명문화한다.

클래리티 법안은 SEC와 CFTC의 가상자산 감독 범위를 법률로 정리하려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하원은 2025년 7월 17일 H.R. 3633을 294대 134로 가결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2026년 5월 14일 법안을 15대 9로 통과시켜 본회의로 넘겼다. 8월 12일 기준 상원 본회의 의결을 포함한 최종 입법 절차는 완료되지 않았다.

상원 협상은 초기에는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은행권은 보상이 예금성 수익처럼 작동할 경우 예금 이탈과 금융안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한을 요구했고, 가상자산 업계는 과도한 제한이 경쟁을 막을 수 있다고 맞섰다.

코인베이스($COIN) 인스티튜셔널은 2026년 3월 27일 공개한 주간 시장 논평에서 시장구조 법안 논의가 다시 움직이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핵심 장애물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활동 기반 보상은 허용하고 예금성 수익은 제한하는 절충안이 제시됐지만 이해관계자 간 이견은 이어졌다.

쟁점은 윤리와 이해충돌 문제로 확대됐다.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미국 상원의원은 2026년 7월 22일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 작업물을 합친 수정 문안을 공개했다.

루미스 의원은 “법안이 법이 되도록 앞으로 며칠 안에 합의에 도달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민주당 의원들은 현 문안에 윤리와 선출직 공직자 이해충돌, 소비자 보호, 불법자금 차단, 시장 건전성 조항을 보강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본지는 앞서 SEC와 CFTC가 클래리티 법안 처리 지연 속에서 가상자산 기준을 제시한 흐름을 전했다. 이후에도 상원 표결이 9월을 넘겨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처리 일정은 유동적인 상태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미국 거래소와 토큰 발행사가 어떤 규칙 아래 움직이는지는 직접적인 규제 변수다. 현재 시장에는 SEC와 CFTC의 행정 해석이 적용되며, 영구적인 시장구조 규칙을 마련하려면 상원 본회의 의결과 후속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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