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투자 계좌가 이란전 휴전 발표 당일 엑손모빌(ExxonMobil, XOM) 주식을 50만~100만달러(약 7억5000만~15억원)어치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CBS 뉴스(CBS News)는 6월 말 제출된 정부윤리청(OGE) 재정보고와 거래 신고를 검토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계좌가 4월 7일 엑손모빌 주식을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란과의 휴전을 발표했다. 엑손모빌 주가는 4월 7일 163.91달러에 마감했고 다음 거래일인 4월 8일 153.52달러에 개장했다. 개장가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6.5% 낮았다.
거래 자체만으로 매도 배경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대통령의 외교·에너지 정책 발언과 개인 계좌의 에너지주 거래가 같은 날 겹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다시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엑손모빌과 셰브론(Chevron, CVX)을 향해 “그들은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하며 휘발유 가격 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빅오일 이익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같은 계좌에서 에너지주 매도가 확인되자 정치적 발언과 자산 운용의 경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로이터(Reuters)는 4월 8일 미국과 유럽 에너지주가 중동 분쟁 휴전 여파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휴전은 호르무즈 해협 공급 차질 우려로 붙었던 전쟁 프리미엄을 낮췄고,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밀렸다.
엑손모빌과 셰브론 주가도 5% 넘게 내렸다. 시장에서는 중동 충돌이 원유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됐다가, 휴전 발표 이후 일부 되돌려진 흐름으로 해석됐다.
전쟁 프리미엄은 지정학적 충돌 가능성이 원유 가격에 얹히는 추가 가격을 뜻한다. 호르무즈 해협처럼 주요 수송로가 불안해지면 실제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아도 선물 가격과 에너지주가 먼저 움직이는 일이 잦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사안은 미국 정치권의 윤리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이란전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은 국제유가를 흔들고, 유가는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종과 물가 흐름에 영향을 준다.
본지는 앞서 전쟁과 공급 차질 국면에서 석유·가스 업계의 초과이익 과세 논쟁이 반복된다고 보도했다. 대형 석유회사의 이익을 기업 재투자와 주주환원에 맡길지, 세금으로 거둬 소비자 부담 완화에 쓸지가 쟁점이라는 설명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 시점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데이비스 잉글(Davis Ingle) 백악관 대변인은 CBS 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주식·채권 포트폴리오는 제3자 금융기관이 독립적으로 운용한다”고 말했다.
잉글 대변인은 해당 계좌가 재량 운용 계정이며, 컴퓨터 기반 모델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수를 복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개별 종목 매매가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아니라 운용 구조 안에서 이뤄졌다는 취지다.
반론도 있다. 도널드 셔먼(Donald Sherman)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 대표는 CBS 뉴스에 “대통령은 자신의 재정과 미국 국민에게 최선인 것 사이의 이해충돌을 피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셔먼 대표의 지적은 직접 매매 지시 여부와 별개로 대통령의 정책 결정 영역과 보유 자산이 겹치는 구조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에너지 정책, 중동 외교, 원유 가격이 한 흐름에서 움직이는 만큼 공직자 윤리 기준이 더 엄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OGE 규정상 공직자는 1000달러를 넘는 주식 매매를 거래일로부터 45일 안, 또는 이를 인지한 날로부터 30일 안에 신고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공개 기록은 실제 거래 시점보다 늦게 나타날 수 있다. 이번 논란도 4월 거래가 6월 말 신고 자료를 통해 뒤늦게 확인되며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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