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과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수익률 허용 여부를 놓고 맞섰다. 은행권은 보상 프로그램이 예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고, 백악관은 수익률을 금지해도 은행 대출 증가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패트릭 위트(Patrick Witt) 백악관 디지털자산 대통령자문위원회 집행이사는 7월 29일 X에 “은행권은 지역은행 대출을 보호하려면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은 이자 지급을 금지한다. 그런데 은행권은 법안이 지역은행 대출을 파괴한다고 말한다”며 “말이 되게 설명해달라”고 썼다. 은행권의 예금 이탈 우려와 법안 반대 논리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논쟁의 출발점은 미국은행협회(ABA)·미국독립지역은행협회(ICBA)와 주 은행협회들이 7월 13일 미국 상원 지도부에 보낸 공동 서한이다. 은행협회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의 대체 상품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보유 잔액이나 보유 기간에 연동된 보상과 인센티브를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은행권은 예금이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농업금융 등 지역 대출의 재원이라고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나 거래소 계열사가 제공하는 보상이 은행 예금이자와 경제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어, 법안의 금지 조항을 우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협회들은 클래리티 법안 제404조의 표현이 보상 프로그램을 충분히 제한하지 못한다고 봤다. 특히 잔액이나 보유 기간에 따라 지급되는 보상이 스테이블코인의 장기 보유를 유도할 수 있다며 법안 문구 강화를 요구했다.
백악관은 수익률 금지가 은행 대출을 크게 늘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백악관은 4월 8일 공개한 연구에서 스테이블코인 수익률을 금지하면 기준 모형상 은행 대출이 21억달러(약 2조8203억원) 늘고, 증가율은 0.02%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지역은행 대출 증가액은 5억달러(약 6715억원)로 제시했다.
백악관 연구는 극단적인 가정을 적용한 경우 전체 대출 증가액을 5310억달러(약 713조원), 지역은행 대출 증가액을 1290억달러(약 173조원)로 계산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여러 비현실적 조건을 동시에 적용한 결과로 제시됐다.
위트는 앞서 GENIUS Act 체계에 부합하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의 달러 수요를 끌어들여 미국 금융시스템에 신규 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정책 자문역의 분석으로, 실제 예금 유입 규모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양측 모두 실제 예금 이동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 쟁점은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만 볼지, 은행 예금과 경쟁하는 금융상품으로 볼지에 맞춰져 있다.
은행권은 보상 제한이 예금 기반과 지역 대출을 지키는 장치라고 보고 있다. 반면 백악관은 수익률 금지의 대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자체 모형을 근거로 은행권의 우려에 반박했다.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보상 조항 강화를 요구해 왔다는 내용은 앞선 본지 보도에서도 다뤄졌다. 이번 논쟁은 같은 보상 조항을 두고 은행권과 백악관이 서로 다른 경제적 효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어지고 있다.
법안 조항 표기에는 차이가 있다. 일부 보도는 논쟁의 조항을 제10404조로 표시했지만, 미국독립지역은행협회가 공개한 공식 서한과 첨부 법문은 제404조로 적었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율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인 법안이다. 스테이블코인 수익률과 보상 제한은 발행사나 거래소 계열사가 이용자에게 어떤 경제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조항으로 다뤄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은행 예금과 달리 발행사와 거래소, 결제 서비스 제공자가 보상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금 대체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클래리티 법안의 최종 문안과 수익률·보상 제한 범위는 추가 입법 절차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제404조와 제10404조 가운데 어떤 표기가 최종 입법안과 일치하는지도 입법 과정에서 확인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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