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AI 도입이 전방위로 빨라지면서 IBM이 메인프레임 사업을 다시 성장의 중심에 세우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기기 어려운 민감 데이터와 ‘주권형 데이터’ 수요가 커지자, IBM은 자사 메인프레임 ‘IBM Z’와 스토리지 제품군을 ‘하이브리드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릭 루이스(Ric Lewis) IBM 인프라 사업부 수석부사장은 최근 ‘Think 2026’ 행사에서 “지난 18개월 사이 AI를 둘러싼 대화가 급변했다”며 “이제 모든 이사회가 AI 계획과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에이전틱 AI’ 확산이 기업 인프라 전략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IBM에 따르면 4월 중순 출시된 최신 메인프레임 제품군의 매출은 48% 증가했다. 루이스는 이를 AI 대응이 가능한 온프레미스 인프라에 대한 기업 수요가 이어진 결과로 설명했다. IBM Z는 지난 10년 가까이 제품 세대가 바뀔 때마다 20~30% 성장을 이어왔고, 기존 업무뿐 아니라 새로운 워크로드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IBM의 전략은 분명하다. 데이터를 AI가 있는 곳으로 옮기기보다, AI 기능을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IBM은 IBM Z와 IBM 파워(Power)에 칩 단위 AI 기능을 내장했고, 스토리지 제품인 IBM 스토리지 퓨전(Storage Fusion)으로 데이터 파이프라인 단순화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보안과 규제, 성능 문제 때문에 핵심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옮기기 어려운 만큼, ‘하이브리드 AI 인프라’가 사실상 필수가 되고 있다는 게 IBM의 판단이다.
이번 전략의 핵심 변화 중 하나는 Arm 홀딩스(Arm Holdings)와의 협력이다. IBM은 차세대 Z 시스템에서 Arm 생태계 애플리케이션을 에뮬레이션 없이 ‘네이티브’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루이스는 “Arm 기술을 칩에 직접 통합하고 있다”며 “기존 Z 애플리케이션은 그대로 돌리면서 Arm 워크로드도 함께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고객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기업들은 Z 플랫폼의 보안성과 안정성은 유지하면서도, Z 운영체제 환경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올리길 원해왔다. IBM은 이런 수요를 바탕으로 Arm 기반 워크로드까지 하나의 Z 플랫폼으로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방향을 택했다.
이 같은 접근은 이미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을 Z 시스템에 집적해온 경험에서도 사업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기업이 분산된 시스템을 줄이고 핵심 업무를 단일 인프라에 모을수록 운영 효율과 보안 통제가 나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IBM은 특히 ‘주권형 데이터’ 영역을 자사의 주무대로 보고 있다. 루이스는 “전 세계 금융 거래의 70%가 IBM 시스템을 거친다”며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은행, 금융기관, 보험사 등 온프레미스 환경의 Z 시스템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데이터 규제와 산업별 컴플라이언스 요구가 강해질수록, 민감 데이터를 자체 환경에서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AI 인프라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IBM이 메인프레임 칩에 AI 기능을 조기에 넣은 배경도 금융권 수요와 맞닿아 있다. 루이스에 따르면 금융 고객들은 거래가 이뤄지는 순간 ‘인라인’으로 이상 거래나 사기를 탐지하길 원했다. 며칠 뒤 보고서로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대응이 늦다는 것이다. IBM은 이런 요구에 맞춰 업계 전반의 생성형 AI 열풍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실리콘 수준의 AI 기능 강화에 나섰다.
루이스는 “고객이 직접 기술을 발명해주진 않지만, 무엇이 정말 필요한지는 분명히 말해준다”며 “그 목소리를 제대로 들으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IBM이 강조하는 하이브리드 AI 인프라는 결국 고객 현장의 규제, 성능, 보안 요구에서 출발했다는 설명이다.
메인프레임은 한때 구시대 기술로 여겨졌지만, AI 시대에는 다시 ‘핵심 인프라’로 재평가받는 분위기다.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금융·보험·공공 분야에서는 IBM Z 같은 온프레미스 중심 시스템의 존재감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AI 경쟁이 모델 성능을 넘어 데이터 위치와 처리 구조의 문제로 옮겨가면서, IBM의 하이브리드 AI 인프라 전략이 기업 시장에서 얼마나 더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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