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G 추가 주파수 경매가 2027년에 추진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5G 단독모드(SA)와 AI 기지국 논의가 맞물리면서 국내 무선통신장비 업체의 수주 흐름도 다시 점검 대상에 올랐다.
하나증권은 통신장비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2027년 국내 5G 추가 주파수 경매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2027년에는 5G 추가 주파수 경매가 예상된다”며 “2026년 말 관련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고 5G SA로의 진화와 더불어 AI 기지국 확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책 논의도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월 27일 ‘AI 시대 통신망 투자 촉진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발족했다. 협의체에는 과기정통부, 통신 3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 협의체에서 5G SA, AI 기반 무선망, 6G, 해저케이블, 위성, AI 데이터센터, 광통신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연내 투자·규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핵심 배경은 설비투자 감소다.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 합산 CAPEX는 2019년 9조6000억원에서 2025년 6조200억원으로 줄었다. 통신망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AI 서비스와 피지컬 AI 확산에 필요한 네트워크 성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정부와 통신사의 과제로 제기됐다.
5G SA는 기존 LTE망 일부에 기대는 방식이 아니라 5G 코어망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구조다. 지연시간을 줄이고 네트워크 슬라이싱 같은 기능을 활용하려면 SA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5G 경쟁력 약화도 경매 논의의 배경으로 짚었다. 그는 한국이 현재 300MHz를 5G 용도로 쓰는 반면, 미국은 어퍼 C밴드 사용 시 5G 주파수 사용량이 총 700MHz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주파수 경매는 통신장비 업체에는 선행 변수로 작용한다. 통신사가 새 주파수를 확보하면 기지국과 관련 네트워크 장비 투자가 뒤따를 수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이를 “건설사가 집을 짓기 위해 땅을 확보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RFHIC, 케이엠더블유(KMW), HFR, LIG아큐버, 오이솔루션, 쏠리드를 관련 업체로 거론했다. 다만 이는 보고서상 업종 분석과 종목 의견이다. 실제 수주와 실적 반영 여부는 주파수 경매 일정, 통신 3사의 투자 집행, 장비 공급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장비업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통신장비 공급 구조와도 맞물려 있다. 국내 통신 3사 투자에서는 국산화 비중, 중소기업 적합형 모델, 글로벌 장비사와 국내 업체의 제휴 구조가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주파수 경매가 곧바로 장비 발주 증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통신사의 투자 여력, 망 고도화 우선순위, 5G SA 상용화 속도에 따라 발주 시점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국내 무선통신장비 업종이 미국 주파수 경매와 국내 신규 주파수 할당 논의를 계기로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분석을 보도했다. 당시에도 핵심 변수는 미국 경매 일정, 국내 주파수 할당 논의, 기업별 수주 흐름이었다.
이번 협의체의 확인된 일정은 연내 투자·규제 개선안 마련이다. 과기정통부가 밝힌 논의 대상은 5G SA 추진 현황 점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보완, 5G 특화기능 품질평가 지표 고도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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