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G V10, 멀티에이전트 시대의 메모리 레이어

DKG V10, 멀티에이전트 시대의 메모리 레이어
AI 에이전트의 다음 병목은 ‘기억’이다
AI 도구는 이미 충분히 빠르게 답하고, 코드를 쓰고, 문서를 요약한다. 문제는 이제 “AI가 일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 AI가 무엇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다른 에이전트와 어떻게 공유하는가다.
실제로 여러 AI 도구를 함께 쓰다 보면 이 한계가 빠르게 드러난다. 기획은 ChatGPT에서 정리하고, 코드는 Codex나 Cursor에서 보고, 문서는 GitHub나 Notion에 남기고, 검수는 또 다른 에이전트에게 맡긴다. 도구는 많아졌지만, 맥락은 흩어진다.
어떤 파일을 봐야 하는지, 이전에 왜 이런 구조를 선택했는지, 어떤 정보가 공식 근거를 가진 내용인지, 어떤 답변은 아직 초안에 불과한지 매번 다시 설명해야 한다. 에이전트는 똑똑하지만, 프로젝트는 계속 처음부터 다시 설명된다.
여기서 DKG V10이 겨냥하는 지점이 선명해진다. DKG V10은 AI에게 단순히 더 긴 대화 기록을 주는 기능이 아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함께 참조할 수 있는 공유되고 검증 가능한 메모리 레이어를 만들려는 시도다.
기존 AI 메모리는 왜 부족한가
대부분의 AI 메모리는 아직 개인 세션 중심이다. 대화 로그, 벡터 임베딩, 마크다운 파일, 요약 노트처럼 정보를 저장할 수는 있지만, 그 정보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나중에 검증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이런 방식은 혼자 쓰는 보조 도구에는 어느 정도 충분하다. 하지만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금방 한계가 온다.
한 에이전트가 리서치를 하고, 다른 에이전트가 개발을 하고, 또 다른 에이전트가 검수한다고 해보자. 각 에이전트가 서로 다른 메모리와 서로 다른 근거를 보고 있다면 결과물은 쉽게 어긋난다. 어떤 에이전트는 오래된 문서를 기준으로 삼고, 어떤 에이전트는 검증되지 않은 요약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또 다른 에이전트는 이전 결정의 맥락을 모른 채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이 문제는 컨텍스트 윈도우를 키우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더 많이 넣는다고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지식이 구조화되어 있고, 다시 질의할 수 있으며, 출처와 검증 가능성을 가진 상태로 남아 있는가다.
DKG V10은 메모리를 ‘그래프’로 바꾼다
DKG V10의 핵심은 기억을 단순한 텍스트 저장소가 아니라 지식 그래프로 다룬다는 점이다. 지식 그래프는 정보를 낱개의 문장으로만 저장하지 않는다. 개념과 개념, 파일과 결정, 주장과 출처, 에이전트와 작업 결과를 관계로 연결한다.
이 차이는 AI 에이전트에게 중요하다. 텍스트 저장소에서는 “비슷한 문서”를 다시 찾아야 하지만, 그래프에서는 “이 결정과 연결된 모듈은 무엇인가”, “이 주장에 붙은 출처는 무엇인가”, “이 프로젝트 안에서 같은 개념과 연결된 다른 지식은 무엇인가”처럼 관계를 따라 질의할 수 있다.
즉, DKG V10이 말하는 메모리는 단순 보관함이 아니다. 에이전트가 다시 읽고, 다시 연결하고, 다시 검증할 수 있는 작업 가능한 기억에 가깝다.
한국의 AI·Web3 빌더 입장에서도 이 지점은 꽤 현실적이다. 요즘 팀 단위 작업은 이미 여러 AI 도구를 전제로 움직인다. 문제는 도구가 많아질수록 맥락도 더 쉽게 쪼개진다는 점이다. DKG V10은 그 쪼개진 맥락을 하나의 공유 가능한 그래프로 묶으려 한다.
세 단계 메모리 구조: 초안에서 검증 가능한 지식까지
DKG V10이 흥미로운 이유는 모든 정보를 처음부터 영구 기록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모리를 단계적으로 다룬다.
첫 번째는 Working Memory다. 개별 에이전트가 작업 중에 사용하는 개인 메모리에 가깝다. 아직 검증되기 전의 아이디어, 초안, 탐색 결과, 임시 판단이 이 단계에 머문다.
두 번째는 Shared Working Memory다. 개인 작업에서 나온 지식을 특정 프로젝트나 팀, 피어와 공유할 수 있는 단계다. 혼자만 알고 있던 맥락이 팀이 함께 참조할 수 있는 컨텍스트로 올라간다.
세 번째는 Verifiable Memory다. 더 오래 보존해야 하고, 검증 가능성이 중요한 지식이 올라가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출처와 무결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에 가까워진다.
이 흐름은 AI 작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AI가 만든 모든 답변을 곧바로 믿자는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초안으로 만들고, 공유할 만한 것은 팀의 컨텍스트로 올리고, 검증되어야 할 지식만 더 강한 메모리로 승격한다.
결국 DKG V10의 메모리 구조는 “AI가 무엇이든 기억한다”가 아니라, 기억도 성숙 단계가 필요하다는 관점에 가깝다.
Context Graph는 프로젝트의 기억을 담는 공간이다
멀티에이전트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에이전트 하나의 기억이 아니다. 프로젝트 전체가 공유하는 기억이다.
DKG V10의 Context Graph는 이 역할을 한다. 하나의 프로젝트, 팀, 도메인, 커뮤니티가 공유할 수 있는 지식 공간으로 볼 수 있다. 특정 에이전트가 만든 지식이 이 공간 안에 들어오면, 다른 에이전트는 같은 맥락 위에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발 프로젝트라면 Context Graph에는 이런 정보가 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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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듈이 어떤 기능과 연결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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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설계 결정을 왜 내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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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슈가 어떤 파일과 관련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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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리서치 결과가 공식 출처를 가진 정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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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AI 답변이 아직 초안이고, 어떤 정보가 팀에서 검증된 지식인지
이렇게 되면 AI 에이전트는 매번 저장소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읽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맥락을 그래프에 질의하고, 이미 정리된 관계를 따라가며, 이전 작업 위에서 다음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한국 빌더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점도 여기다. 해커톤, 커뮤니티 운영, 리서치, 개발, 콘텐츠 제작을 하다 보면 프로젝트 맥락은 계속 쌓이지만, 그 맥락이 대부분 사람의 머릿속이나 흩어진 문서에 남는다. DKG V10은 그 맥락을 에이전트도 함께 읽을 수 있는 구조로 바꾸려 한다.
Knowledge Asset은 ‘출처 있는 지식’의 단위다
DKG V10을 단순한 AI 메모리 도구로만 보면 부족하다. OriginTrail의 더 큰 방향은 AI가 사용하는 지식을 출처와 검증 가능성을 가진 자산으로 다루는 데 있다.
OriginTrail DKG에서 Knowledge Asset은 지식을 담는 단위다. 단순 텍스트 파일이 아니라, 그래프 데이터와 암호학적 증명, 소유 가능한 식별 구조를 함께 가진 지식 컨테이너에 가깝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AI 시대의 가장 큰 문제가 “답변 생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AI는 이미 답을 빠르게 만든다. 하지만 그 답변이 어떤 정보에서 나왔는지, 누가 그 정보를 발행했는지, 나중에 같은 근거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AI 콘텐츠, 리서치, 코드 분석, 온체인 데이터 해석이 늘어날수록 한국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이거 출처가 어디야?” “공식에서 나온 말이 맞아?” “AI가 만든 요약이 사실이야, 해석이야?” “다음 사람이 이 맥락을 다시 검증할 수 있어?”
Knowledge Asset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기본 단위가 된다. AI가 활용하는 지식을 그냥 프롬프트 안에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출처와 검증 가능성을 가진 지식 단위로 남기는 것이다.
DKG V10이 멀티에이전트 시대에 중요한 이유
멀티에이전트 시대에는 더 많은 AI를 붙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에이전트가 많아질수록 공통 기억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에이전트가 각자 따로 움직이면 생산성은 늘어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같은 정보를 반복해서 읽고, 같은 판단을 다시 만들고, 서로 다른 맥락으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이건 협업이 아니라 병렬 실행에 가깝다.
진짜 협업이 되려면 한 에이전트가 만든 지식이 다음 에이전트에게 이어져야 한다. 팀이 검증한 정보가 프로젝트의 기준점으로 남아야 한다. 중요한 결정과 출처가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특정 벤더나 특정 세션 안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
DKG V10은 이 문제를 분산 지식 그래프 방식으로 풀려 한다. 에이전트는 지식을 발행하고, 공유하고, 질의하고, 검증할 수 있다. 사람은 그 위에서 맥락을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승격시키고, 프로젝트의 기억을 관리할 수 있다.
이 구조가 자리 잡으면 AI는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도구”에서 벗어나게 된다. 공유된 기억 위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협업 참여자에 가까워진다.
중요한 전제: 아직은 테스트넷 release-candidate 단계다
다만 DKG V10을 설명할 때 과장하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현재 DKG V10은 testnet release-candidate 단계로 안내되고 있으며, 빠른 변경과 breaking changes가 생길 수 있는 상태다. 따라서 지금 이 흐름은 완성된 상용 인프라라기보다, OriginTrail이 멀티에이전트 메모리 레이어를 어떤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이 점은 오히려 메시지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OriginTrail은 단순히 “AI도 지원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AI 에이전트들이 앞으로 어떤 기억 구조 위에서 협업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프라를 직접 실험하고 있다.
더 긴 프롬프트가 아니라, 공유되는 기억
AI의 다음 단계는 더 큰 프롬프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더 많은 토큰을 넣고, 더 긴 대화를 저장하고, 더 많은 파일을 한 번에 읽는 것만으로는 멀티에이전트 협업의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기억의 크기가 아니라 기억의 구조다. 그 기억이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지, 출처를 가지고 있는지, 팀과 에이전트가 함께 참조할 수 있는지, 검증 가능한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DKG V10은 바로 이 방향을 보여준다. AI 에이전트가 세션마다 사라지는 임시 도구가 아니라, 공유되고 검증 가능한 지식 위에서 함께 일하는 참여자가 되기 위한 메모리 레이어다.
OriginTrail이 DKG V10으로 말하는 것은 단순히 더 똑똑한 AI가 아니다. 여러 AI와 사람이 같은 컨텍스트, 같은 출처, 같은 검증 가능한 기억 위에서 함께 일하는 구조다.
멀티에이전트 시대의 핵심은 더 많은 에이전트가 아니다. 그 에이전트들이 함께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기억이다.
댓글 1개
씨엠쁘레
2026.06.19 14:01:28
좋아요~



2026.06.19 13: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