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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벗

사계절

2026.06.28 11:39:39

왕년의

뿌리깊은나무라는 잡지사에

이제는 돌아가신 한창기 사장이 계셨다

 

전두환 군인 아저씨한테

그 좋은 잡지가 강제 폐간 당하고

상심이 컸다

큰 병을 얻었다

 

내가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 할 때

간곡히 만류했으나

끝까지 붙잡지는 않았다

 

한 달에 한 번쯤

사장님을 찾아뵈면

맨발에 속차림으로 나와

문을 열어주듯

반색하며 밥을 사주셨다

외로운 아버지처럼

 

하루는 이렇게 말씀했다

"나이가 들면 외로워져

같이 밥 먹어주는 사람도 적어져

자네가 내 밥벗이 되어주어서 고맙네"

 

나도 나이가 들었다

밥벗이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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