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응, 2,735억 원 규모 AI 펀드 2호 론칭…코드 짜는 투자자로 변신

AI 분야의 선구자이자 구글 브레인 창립자인 앤드루 응(Andrew Ng)은 창업자이자 투자자로서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2018년 설립한 그의 벤처 스튜디오 AI 펀드는 최근 1억 9,000만 달러(약 2,735억 원) 규모의 두 번째 펀드를 새롭게 론칭했다. 단순한 투자만이 아니라 직접 스타트업을 공동 설립하는 방식으로 AI 생태계 전반에서 실질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앤드루 응이 이끄는 AI 펀드의 가장 큰 차별점은 ‘수동적인 자본 제공자’가 아닌 ‘능동적인 공동 창업자’ 역할에 있다. 그는 “우리는 말뿐인 운영자가 아니다. 실제로 코드도 함께 짜고 전략 회의도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며 전통 벤처캐피털과의 차이를 강조했다. 그의 팀은 CEO와 함께 시장 타당성을 검토한 뒤 회사를 공동 설립하며, 고객 발굴에서 제품 기획, 가격 전략까지 전 과정에 깊숙이 들어간다.

이번 두 번째 펀드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대형 기업 투자자의 비중이다. 에너지 전문 기업 AES, HP, 미쓰이, 미쓰비시, QBE, 텔러스 벤처스 등 다국적 대기업들이 참여한 배경에는 AI 펀드의 산업별 깊이 있는 진출 전략이 있다. 앤드루 응은 “우리가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대규모 산업 섹터에 진입하는 데 이들 파트너의 전문성과 인프라가 결정적”이라며 협업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AI 펀드는 지금까지 약 35개의 회사 설립에 관여했으며, 일부는 아직 비공개 상태다. 이들 기업 중에는 관세 준수 솔루션을 제공하는 가이아 다이내믹스, 드론 기반 응급 대응 시스템을 운영하는 스카이파이어 AI, 리테일 가격 자동화 플랫폼 프로핏마인드 등 산업 수요에 밀접하게 대응하는 사례도 포함돼 있다. 이처럼 *실제 문제 해결 중심의 AI 활용*은 펀드의 공통된 특징이다.

특히 최근 그는 ‘에이전틱 AI’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단순한 텍스트 생성이나 이미지 출력의 범주를 넘어, 도구 활용, 계획 수립, 멀티 에이전트 협업 등의 설계 패턴을 포함한 자율적 시스템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차세대 AI 이해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앤드루 응이 공동 운영하는 딥러닝.AI의 커리큘럼에도 반영되며 차세대 개발자를 겨냥한 교육 콘텐츠로 발전 중이다.

스타트업 성공의 기준에 있어 그는 여전히 전통적인 지표인 매출 성장과 성공적인 엑시트를 중시하지만, 팀의 AI 숙련도를 더 중요시한다. 그는 “AI 기술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단지 몇 달을 더 소모하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동작할 수 없는 제품이 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AI 펀드는 창업 초기부터 CEO나 CTO가 해당 기술을 실전 수준으로 이해하길 주문하며, 기술 판단력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 한다.

또한 그는 인간과 인공지능 모두가 능동적으로 협업하는 방식—예컨대 개발자가 AI 코딩 어시스턴트를 적극 활용하면서 본인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형태—가 새로운 경쟁력의 열쇠라고 지적한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AI 기반 개발 속도가 극단적으로 빨라졌다며, “이번 주말에 혼자서도 충분히 MVP를 만들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현재 그는 AI 펀드와 딥러닝.AI에 최대한의 시간을 집중하고 있으며, 이들이 생성 AI와 시각 AI, 음성 인식, 데이터 재구성 분야에서 실용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도록 이끌고 있다. 앤드루 응의 철학은 명확하다. 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기술을 바른 방향으로 쓰는 구조를 만드는 것—그것이 그가 AI를 통해 혁신하려는 진정한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