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이 생성형 인공지능 경쟁에서 다소 과소평가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모건스탠리 조사에 따르면, 구글의 AI 모델인 젬미나이(Gemini)는 이용자 증가율과 상업적 활용도 측면에서 오픈AI의 챗GPT와 메타AI를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의 기간 동안 젬미나이의 활용률은 경쟁사 대비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3월 기준 월 사용자 비중은 젬미나이가 40%로 집계돼 챗GPT(41%) 및 메타AI(39%)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단순 사용률을 넘어서 젬미나이는 가격 비교·제품 추천·쇼핑 등 *상업적 목적*으로 더 자주 활용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조사 응답자의 46%가 젬미나이를 제품 조사에, 37%가 가격 비교에, 34%는 실제 구매에 사용했다고 답했다. 같은 항목에서 챗GPT는 각각 41%, 31%, 25%에 그쳤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결과에 대해 “구글이 상업 활동 중심에서 여전히 깊숙한 사용자 습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젬미나이와 텐서처리장치(TPU) 기반 기능을 자사 데이터 및 플랫폼 전반에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구글은 AI가 기존 검색 비즈니스에 미칠 잠재적 위협으로 월가의 우려를 받고 있다. 최근 애플 고위 임원의 발언이 이를 부추긴 바 있으며, 구글 역시 검색 결과에 AI 요약을 적용하는 등 AI 기반 검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익화 측면에서도 AI 질의에 대한 광고 수익이 기존 검색 수준과 동등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구글은 미국 법무부 주도의 반독점 소송에서 지난해 불공정한 검색 독점을 저질렀다는 판결을 받은 데 이어, 크롬 브라우저 매각, 애플과의 유통 파트너십 해지, 검색 데이터 공유 의무 등 강도 높은 조치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5월 2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구글 I/O 개발자 콘퍼런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지하(Sundar Pichai) CEO가 연사를 맡는 이 행사에서는 젬미나이 API와 오픈모델 젬마(Gemma) 등 새로운 AI 기술이 중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웨드부시(Wedbush)는 “구글은 본격적인 AI 혁신 단계에 진입했으며, 검색 종말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며 “이번 행사가 구글의 AI 비전을 다시 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AI 산업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구글이 젬미나이를 통해 상업적 영역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