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히어(Cohere), 기업가치 최대 9조 전망…생성형 AI 대전 불붙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코히어(Cohere)’가 5억 달러(약 7200억 원) 이상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섰다. 목표 기업가치는 55억 달러(약 7조 92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에서는 최대 65억 달러(약 9조 3600억 원)까지 바라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코히어는 또 한 번의 대형 투자를 유치하며 경쟁 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코히어는 201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구글(GOOGL) 출신 연구진들이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소비자 대상 제품이 아닌 고객 맞춤형 AI 모델을 사업 기반으로 삼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델(DELL), 노션(Notion), 오라클(ORCL) 등으로, 이들에게 웹사이트 카피 작성부터 챗봇 구동까지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중립형 구조를 지녀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모든 플랫폼 환경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코히어는 설립 이후 누적 약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엔비디아(NVDA), 알럼나이 벤처스, 인덱스 벤처스, 래디컬 벤처스, 센티넬원(S) 등이 참여했으며, 직전 투자 라운드는 2024년 7월 시리즈 D로, 당시에도 5억 달러를 확보한 바 있다.

코히어의 공동 창업자 에이단 고메즈(Aidan Gomez)는 구글 시절 '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의 공동 저자로, 현재의 생성형 AI 기술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신뢰는 시장에서도 코히어의 잠재력을 높게 보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 시도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매출 증가 속도에서도 드러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코히어는 불과 4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을 2배로 끌어올렸고, 지난 5월 기준으로 이미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돌파했다.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는 코히어가 단순히 유망 스타트업을 넘어, 본격적인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재 코히어는 오픈AI, 구글, 앤트로픽(Anthropic) 등과 함께 AI 시장에서 주요 기술 리더로서 경쟁 중이다. 특히 B2B 중심 전략을 바탕으로 복수의 빅테크 기업과 맞불을 놓으며 시장 내 고유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AI는 2025년 1분기 세계 벤처 자금의 절반 이상을 끌어모으며 단연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 분야로 떠올랐다. 해당 분기 AI 관련 기업에만 596억 달러(약 85조 8000억 원)의 투자가 쏟아졌으며, 이는 글로벌 벤처 자금의 53%를 차지하는 수치다. 그 가운데 코히어의 이번 자금 조달 규모는 다시 한 번 생성형 AI 경쟁 구도를 재편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스타트업 가운데 기술력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코히어가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그 가치는 단순한 유니콘을 넘어 미래 AI 생태계에서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