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속하는 초연결 데이터 인프라… '통합 계층'이 기업 무기가 된다

AI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데이터를 빠르게 연결하고 해석할 수 있는 인프라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OLTP), 데이터 레이크,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구조는 대규모 AI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열린 로보틱스 및 AI 인프라스트럭처 리더스 행사에서 업계 리더들은 이러한 통합 구조가 어떻게 기업의 분석 워크로드를 가속화하고, 애플리케이션의 지능화를 돕고 있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니키타 샴구노프 네온(Neon)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 인프라 환경을 '각기 떨어져 있던 세 개의 세계가 점차 하나로 융합되고 있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하나는 분석 중심의 데이터 레이크, 또 하나는 트랜잭션 처리에 특화된 OLTP 시스템, 마지막은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플랫폼이다. 그는 “이들 세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모든 애플리케이션은 반드시 데이터베이스 연결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고속 애플리케이션 개발 문턱을 낮추는 툴의 발전도 통합 구조의 가속화에 일조하고 있다. 샴구노프는 최근 Replit, Lovable, Bolt 같은 개발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자연어 기반의 '바이브 코딩' 환경이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빠르게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이 그만큼 더 많은 데이터와 사건을 처리하려면, OLTP 데이터베이스·관측 도구·분석 기능이 하나의 루프처럼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프 데이터베이스 전문 기업 네오포제이(Neo4j)의 최고기술책임자(CTO) 필립 라슬레는 이러한 통합의 중심에 그래프 DB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의 사례를 들며, “AI 애플리케이션은 대형언어모델(LLM)뿐 아니라, 실시간 웹 접근성과 지식 그래프가 함께 필요하다”며 “그래프 DB는 고도로 분산된 SaaS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고, 실시간 연결성 기반의 인공지능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클릭하우스(ClickHouse)의 제품부문 부사장 타냐 브라긴은 그간 관측 데이터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별개의 스택으로 관리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데이터 레이크를 중심으로 한 단일 아키텍처가 산업 전반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로그 분석에 Splunk, BI엔 Oracle을 사용하는 식의 이중화된 구조였다면, 이제는 오픈소스와 상업 플랫폼 모두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기반으로 동일한 데이터 레이크 위에 펼쳐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AI가 실시간으로 복잡한 업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구조 자체가 지능화돼야 한다. 데이터 레이크, OLTP 시스템, 그래프 DB를 아우르는 이른바 ‘통합 계층(Unification Layer)’ 구축이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AI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이라면 이제 '각 시스템의 연결'이 아닌 '전략적 통합'이란 관점에서 데이터 아키텍처를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