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의 선두주자인 오픈AI(OpenAI)가 AMD(AMD)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인프라 확장을 본격화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오픈AI는 AMD로부터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를 웃도는 규모의 데이터센터용 하드웨어와 주식을 구매하게 된다. 특히 AMD의 새로운 AI GPU인 'MI450'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는 6GW 규모의 AI 처리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 파트너십을 '다년도, 다세대 계약'으로 규정하며, 협력 범위가 단순한 단일 제품이나 시기에 국한되지 않음을 시사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MI450 GPU 1GW 규모를 구축하며, 이는 2026년 하반기에 본격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MI450은 현재 AMD의 주력 AI 칩인 MI355X의 후속 모델로 개발 중으로, MI355X는 10개의 칩렛, 3종의 AI 코어, 288GB의 HBM3E 메모리를 탑재한 고성능 GPU다.

MI450은 슈퍼컴퓨팅보다는 언어모델 등 AI 인프라에 최적화된 설계를 채택했다. 특히 GPU 간 고속 연결을 위한 오픈소스 인터커넥트 기술 'UALink'를 지원해, 최대 1,024개의 AI 가속기를 하나의 클러스터로 운용할 수 있는 확장성과 유연성을 제공한다.

이번 계약에는 일종의 주식워런트도 포함됐다. 오픈AI는 계약 조건 충족 시 최대 1억 6,000만 주의 AMD 보통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는 AMD 주식 총수의 약 10%에 해당하며, 향후 협력 범위와 성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주식 매입 기회가 부여된다. 초기 1GW 구축 완료 시 첫 번째 조건부 주식이 부여되며, 이후 추가 증설 시 더 많은 지분 확보가 가능해진다.

AMD는 지난해 자회사 ZT시스템즈를 약 48억 달러(약 6조 9,000억 원)에 인수하며 랙 스케일(lack-scale) 서버 시장 본격 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최근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MI450 GPU가 이 랙형 시스템에 탑재되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해당 시스템은 2026년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오픈AI 구축 시기와도 맞물린다.

이번 발표는 불과 한 달 전 엔비디아(NVDA)와 오픈AI 간 체결된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규모의 협력 계약에 이어 나온 것으로, AI 반도체 산업에서 AMD와 엔비디아 간 본격 경쟁 구도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기반으로 10GW 이상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픈AI와 AMD 양측은 이번 협력으로 오픈AI의 기술 발전과 인프라 확장을 가속화하고, 동시에 AMD에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후(Jean Hu) AMD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 파트너십은 AMD에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오픈AI의 AI 인프라 확산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엄청난 자본 투입과 기술적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생성형 AI 시장을 둘러싼 쌍두마차 체제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AI의 확산 속도만큼이나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인프라 경쟁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