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인공지능 도입이 실험 단계를 넘어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으면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반 AI 모델을 보호하기 위한 보안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및 F5 경영진은 최근 열린 파트너 AI 시리즈 행사에서 현재의 위협 환경에서는 기존 보안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며, AI 자체가 AI 모델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레락 메타 구글 클라우드 북미 전략 AI 담당 기술이사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최대 위협은 AI 모델 그 자체를 겨냥한 다른 AI”라며, 기존 보안 체계를 뛰어넘는 엔드투엔드 보안 레이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도로 연결된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는 다양한 엔드포인트와 API 간의 데이터 교환이 잦아지며, 공격 표면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단편화된 보안 대응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F5의 최고제품책임자 존 매디슨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조에서 북남(North-South) 트래픽뿐 아니라 동서(East-West) 트래픽의 보안도 동등하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하며 API 호출과 프롬프트가 활성화되는 7계층(Layer 7) 환경에서는 패킷 수준의 방어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프롬프트 인젝션 같은 AI 특화 공격 기법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보안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 클라우드는 F5 및 넷앱(NetApp)과의 협업을 통해 AI 워크로드 간 트래픽 전반을 보호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에서 전송되는 LLM 트래픽을 암호화하면서도, 시스템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메타 이사는 “방대한 데이터가 다양한 위치에서 이동할 때 중앙 집중형 보안은 무력화될 수 있다”며, 분산 환경에 맞춘 맞춤형 제어 체계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보안 못지않게 성능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AI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LLM 기반 호출이 여러 데이터센터와 칩셋을 거칠수록 암호화, 정책 검증, 전송 보안 등에서의 지연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마트 로드 밸런싱, API 보안 최적화 기술이 병행 도입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팀의 과제가 아닌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메타 이사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AI의 거버넌스는 이제 이사회가 직접 다뤄야 할 수준의 전략 과제”라고 말했다. AI 확산이 본격화되고 사이버 위협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엔터프라이즈 환경 내 보안과 성능의 균형 잡힌 대응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