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보안 스타트업 렐름시큐리티(Realm.Security)가 1,500만 달러(약 216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사이버 보안 운영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보안 데이터 파이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기존 SIEM(보안 정보 이벤트 관리) 시스템이 겪고 있는 데이터 과잉 문제와 비용 부담을 정면으로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4년 설립된 렐름시큐리티는 사이버 보안 업계 베테랑인 피트 마틴(Pete Martin), 제프 크레이머(Jeff Kraemer), 산켓 촉시(Sanket Choksey) 공동 CEO를 중심으로 출범했다. 이들은 현재 기업 보안 운영 센터(SOC)가 방대한 양의 로그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SIEM으로 보내면서 분석 역량은 떨어지고, 운영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2025년 SANS SOC 조사에 따르면, SOC의 42%가 별다른 분석 전략 없이 모든 보안 로그를 SIEM에 저장하고 있다. 이는 정작 분석에 필요한 의미 있는 데이터는 찾기 어려우면서도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대표적 관행으로 지적된다.

이에 렐름시큐리티는 전통 보안 데이터 흐름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AI 기반 실시간 필터링 및 분석 기술을 전면 도입했다. 이를 통해 SOC는 필요하지 않은 텔레메트리 노이즈를 걸러내고 중요한 보안 신호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CEO 피트 마틴은 “보안 데이터는 오늘날 기업 IT에서 가장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로 떠올랐다”며, “우리는 AI로 구조화된 신뢰 가능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AI 원천 기술 기반 보안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산업계 최초로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라운드 투자는 점프 캐피탈이 리드했고, 글라스윙 벤처스, 어컴플리스 VC도 참여했다. 점프 캐피탈 파트너 사야 팔(Saaya Pal)은 “렐름시큐리티가 제시한 AI 중심 접근 방식은 보안 운영 자동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며,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차세대 AI 기반 SOC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주도할 잠재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렌름시큐리티는 2024년 9월 시드 투자로 500만 달러(약 72억 원)를 유치하며 창업 초기 단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당시에도 이 회사는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단일 지점에서 수집, 정규화, 라우팅, 메타 데이터 강화까지 처리하는 기능을 통해 ‘SIEM 락인 방지’와 ‘멀티 목적지 전략 구현’을 동시에 제공했다. 고객은 이를 통해 벤더 종속에서 벗어나며, 사용량 기반 과금으로 치솟는 SIEM 비용에도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AI와 보안 기술의 결합은 이미 시장 전반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렐름시큐리티는 이를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데이터 흐름의 근간’에 직접 적용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제시하는 솔루션이 대규모 상용 고객군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보안 산업 내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조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