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학술 출판사 존 와일리 앤드 선스(John Wiley & Sons)가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과학 연구 접근 방식을 혁신할 플랫폼을 공개했다. ‘와일리 AI 게이트웨이(Wiley AI Gateway)’로 명명된 이 플랫폼은 검증된 학술 콘텐츠와 AI 도구를 연결해 연구자들이 더욱 신뢰성 있는 과학적 탐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와일리는 기존의 논문, 데이터 구독, 교수진 연구 자료 등을 통합해 하나의 포털에서 제공하면서, 이를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미스트랄(Mistral AI)의 르 샤(Le Chat), 퍼플렉시티(Perplexity),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켓플레이스 등 대표적인 AI 플랫폼과 연동하도록 설계했다. 급증하고 있는 AI 활용 수요에 발맞춰, AI 기반 연구가 검증된 자료와 근거에 바탕을 둘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이 플린 와일리 부사장은 “AI를 도입한 연구자가 1년 사이 57%에서 84%로 증가한 만큼, 이들이 실제로 연구에 활용하는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AI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내용을 최적화하면서도, 출처 정보, 문맥, 동료 평가와 같은 핵심 요소는 그대로 유지해 신뢰도를 확보했다.

학계와 산업계에서 해당 플랫폼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유럽우주국(ESA)의 ‘Phi-Lab’ 프로젝트와 연계돼 지구관측 전문 AI 비서 ‘Earth Virtual Expert’에 활용되는 것은 물론, AWS와의 협업으로 생성형 AI 기반 학술자료 검색 에이전트도 만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기관과 엔지니어, 개발자가 실시간으로 검증된 정보를 AI 도구 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은 혁신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

출판 업계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세이지 퍼블리케이션과 미국 미생물학회(ASM)를 포함해 다수의 권위 있는 출판사가 플랫폼에 합류해, AI 활용 연구의 질적 하락 우려를 해소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고등 교육 파트너십 총괄 로런 콜렛은 “검증된 문헌과 클로드의 통계 분석 및 코드 생성 능력을 통합하면, 연구 워크플로우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플랫폼은 와일리가 AI 분야에서 독립적인 연구 거점으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odel Context Protocol)’을 통해 외부 개발자들이 논문 기반의 AI 모델 구축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산업 전반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