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AI 기반 고객 서비스 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뉴욕의 스타트업 플립(Flip)이 수직적 접근 전략을 앞세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플립은 최근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2,000만 달러(약 288억 원)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는 넥스트 코스트 벤처스와 리지 벤처스가 공동 주도했으며, 데이터포인트 캐피털과 스코프 벤처 캐피털, 불펜 캐피털 등도 참여해 회사의 총 누적 투자금은 3,100만 달러(약 446억 원)에 이르렀다.
플립은 일종의 AI 음성 비서로, 기업 고객을 위한 아마존 알렉사와 유사한 경험을 지향한다.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쉬프(Brian Schiff) CEO와 샘 크루트(Sam Krut) CRO는 10여 년 전 대학 시절부터 함께 창업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파트너로, 2018년 교통회사 대상 서비스를 시작으로 리테일(2021년), 헬스케어(2024년) 등 3개 산업에 집중하며 제품군을 확장해왔다. 쉬프는 “우리는 수평적 플랫폼이 아닌, 특정 산업에 특화된 수직 솔루션을 지향한다”며 “300만 건 이상의 고객 통화 경험을 통해 AI의 정확도와 완성도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플립의 주요 고객사로는 언더아머, 토리 버치, 뉴웰 브랜즈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포함돼 있으며, 현재 연환산 매출(ARR)은 8자리 수 수준으로, 전년 대비 세 배 성장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특히 이 플랫폼은 구축비용 없이 사용량 기반으로 과금하는 방식으로, 고객 입장에서 부담이 적고 진입장벽이 낮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 전략도 필수다. 쉬프는 “대다수 AI 업체들이 모든 산업을 포괄하려다 성과가 미미한 반면, 우리는 특정 산업에 집중해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AI 고객 응대 솔루션이 챗봇이나 이메일 자동응답에 국한된 데 비해, 플립은 전화 기반 고객 경험을 정밀하게 다듬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전략은 투자자들에게도 높은 신뢰감을 준다. 리지 벤처스의 매니징 파트너 알렉스 로젠은 “우리의 30년 투자 경험에 비춰볼 때, 수직적 접근이 성과를 낸다는 확신이 있다”며 “플립은 경쟁사보다 더 많은 고객 배포 사례를 확보하며 조용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넥스트 코스트 벤처스의 공동창업자 마이크 스머클로도 “플립은 가장 명확한 ROI를 제공하는 AI 기업”이라며 “극도로 자본 효율적인 성장 방식이 인상 깊다”고 밝혔다.
플립의 창업 아이디어는 코넬대 재학 중 개발한 택시 호출 앱 ‘레드루트(Red Route)’에서 시작됐다. 우버가 금지됐던 뉴욕 주 북부 지역에서 대체 교통 수단을 고민하던 중, 고객 서비스에 특화된 인공지능 개발이라는 방향으로 자연스레 진화하게 된 것이다.
쉬프는 “이제는 AI를 쓸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떤 파트너와 함께 도입하느냐가 핵심”이라며 “기업들이 AI 기술 도입을 고민할 때, 우리 같은 전문화된 파트너가 계속 선택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AI 기반 고객 서비스 시장의 미래가 수직적 전문화에 있다는 판단이, 투자자뿐 아니라 고객사로부터도 점차 확고한 지지를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