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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결제 월 5000~1만1000달러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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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지갑의 결제 승인 장면 / TokenPost.ai

AI 에이전트의 월간 실질 결제 규모가 5000~1만1000달러(약 683만~1502만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가상자산이 AI 에이전트의 자동 결제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블랙록($BLK) 디지털자산 리서치팀은 9월 공개한 보고서 'The Machine-Native Economy'에서 AI를 '기계 고유의 지능', 디지털자산을 '기계 고유의 화폐'로 규정했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API·컴퓨팅 자원을 자율적으로 구매하려면 사람의 계좌 개설이나 결제 승인 없이 작동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블랙록은 스테이블코인을 에이전트 결제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달러 등 기준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낮추고, 블록체인에서 24시간 소액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에는 2026년 9월 스테이블코인 유통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약 409조5000억원)를 넘어섰고, 2025년 조정 거래량은 11조달러(약 1경5015조원)를 웃돌았다고 적혔다. 다만 이 수치는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장 규모로, AI 에이전트 결제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TRM Labs는 2025년 5월 이후 Base·솔라나(SOL)·폴리곤(POL)에서 코인베이스($COIN)가 개발한 x402를 통해 약 5270만달러(약 719억원), 1억9890만건의 결제가 이뤄졌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자기거래와 소수 주소에 집중된 대량 거래, 구매자가 10명 미만인 판매자를 제외하면 거래 규모는 2562만달러(약 350억원)로 줄었다.

TRM Labs는 정제된 거래 가운데 실제 AI 에이전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비중을 0.6~7.5%로 추정했다. 연구 방식에 따라 실제 활동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월간 실질 에이전트 결제액은 5000~1만1000달러로 추산했다.

이 분석만으로는 에이전트 결제가 Base나 솔라나의 수수료 수익을 의미 있게 늘렸다고 보기 어렵다. 블록체인에서 자동으로 처리된 거래 전체를 AI 에이전트 결제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제 자산도 여러 네이티브 토큰으로 분산되지 않았다. TRM Labs는 전체 x402 결제액 가운데 5247만달러가 USDC로 처리돼 비중이 99.6%였다고 밝혔다.

x402는 웹서버가 HTTP 402 'Payment Required' 응답으로 가격과 결제 조건을 제시하면, 에이전트가 서명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전송한 뒤 서비스를 받는 구조다. 코인베이스는 API·소프트웨어·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자동 결제를 주요 활용 사례로 제시했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가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스트라이프와 Tempo가 공동 개발한 MPP는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카드와 같은 법정화폐 결제도 지원한다.

스트라이프는 에이전트가 API나 HTTP 주소로 접근 가능한 자원을 요청하면 결제 요청을 받고, 결제가 승인된 뒤 자원을 제공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블랙록은 x402와 함께 스트라이프·오픈AI의 ACP, 구글의 AP2, 비자의 TAP도 별도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로 언급했다.

이들 프로토콜은 역할이 나뉜다. ACP는 에이전트와 판매자 사이의 결제를, AP2는 사용자의 거래 승인 기록을, TAP은 에이전트의 신뢰성과 결제 자격 확인을 담당하는 구조다.

비트코인(BTC)의 역할은 결제보다 가치 저장에 가깝게 제시됐다. 블랙록은 비트코인 정책 연구소의 통제된 시뮬레이션을 인용해 AI 모델이 일상 결제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장기 가치 보존에는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적었다. 다만 실제 에이전트의 행동이 아니라 모델 응답이라는 점도 명시했다.

블랙록은 토큰화된 컴퓨팅 자원을 장기 성장 영역으로 제시했다. AWS,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Intelligent Cloud, 구글 클라우드의 합산 매출이 2030년 약 1조1000억달러(약 150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 추정치를 인용했다.

에이전트가 가격·성능·지연시간·지역·하드웨어를 비교해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실시간으로 구매하는 구상이다. 다만 칩 세대와 전력비, 지역별 가격, 현금 결제와 물량 인도 기준을 표준화해야 하며, 보고서는 컴퓨팅 선물과 같은 상품의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 표준화된 시장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본지는 블랙록이 AI 에이전트와 디지털자산의 결합 경로로 자동 결제·토큰화·컴퓨팅 자원 거래를 제시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번 보고서의 실제 거래 데이터는 AI 에이전트 결제 구상이 아직 대규모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결국 블랙록 보고서는 에이전트 결제가 이미 대규모 수익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아니다. 스테이블코인과 프로그래머블 결제망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구조적 가설을 제시한 자료이며, 특정 체인과 토큰의 가치 포착 여부는 거래량과 결제 표준 채택, 수수료 구조가 실제로 확대된 뒤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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