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용접공·배관공·냉난방·환기·공조(HVAC) 기술자·전기기사의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다만 전력·수자원·환경 부담을 둘러싼 지역 반발과 규제 확산으로 고용 효과가 건설 단계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BC는 26일 데이터센터와 전력망·냉각시설 확대가 전통적인 블루칼라 직종의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프로젝트 기간에 집중되는 일자리를 포함하며,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관련 기술 인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마리아 플린(Maria Flynn) Jobs for the Future 최고경영자(CEO)는 냉각·HVAC 기술자, 건설 노동자, 전력선 작업자, 배관공을 “AI 경제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직종”으로 꼽았다. 견습 단계 기술자의 연봉은 4만~6만달러(약 5428만~8142만원), 숙련 전기기사는 10만달러(약 1억3570만원)를 웃돌 수 있다고 말했다.
채용 플랫폼 ZipRecruiter의 9월 25일 집계에서 데이터센터 엔지니어 평균 연봉은 14만7461달러(약 2억10만원)였다. 급여 범위의 대부분은 8만4000~19만6000달러(약 1억1399만~2억6597만원)에 분포했다. 다만 직무와 지역별 편차가 커 데이터센터 전체 고용시장을 대표하는 수치로 보기는 어렵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는 7월 보고서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100MW당 직접 고용과 연관 산업을 합쳐 약 13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연간 임금은 1억1000만달러(약 1493억원), 총생산은 3억4400만달러(약 4667억원)로 추정했다.
이 분석에는 데이터센터 자체의 일자리뿐 아니라 산업용 부동산, 장비·배관·전력망 등 연관 산업의 효과도 포함됐다. 지역내총생산은 1억8700만달러(약 2537억원)로 추정돼, 고용과 경제효과의 범위가 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마이클 힉스(Michael Hicks) 셰넌도어대학 교수는 데이터센터 운영 이후의 영구 고용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개발업체가 일자리 효과를 과장하거나 경제효과 연구에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이다.
건설 기간의 일자리 증가와 시설 가동 뒤 지속되는 고용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데이터센터가 완공된 뒤 필요한 운영 인력 규모가 건설 인력보다 작을 수 있어, 지역경제 효과를 평가할 때 직종과 기간을 나눠 봐야 한다.
지역 주민의 반발은 데이터센터 개발을 둘러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갤럽(Gallup)은 3월 2~18일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71%가 거주 지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반대 이유로는 자원 사용이 50%로 가장 많았고 삶의 질 22%, 비용 문제 20%, 오염 16%가 뒤를 이었다. 전력과 수자원 사용량, 전기요금, 환경 부담에 대한 우려가 개발 찬반을 가르는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다.
텍사스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텍사스대 오스틴과 Texas Politics Project의 8월 조사에서 텍사스 유권자의 57%는 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고 찬성은 30%였다.
텍사스 주정부는 9월 21일 전력망 감사가 끝날 때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환경 인허가를 중단하도록 환경품질위원회에 지시했다. 전력망의 수용 능력과 환경 영향을 확인하는 절차가 신규 프로젝트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뉴욕주도 7월 14일 대규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환경 인허가를 최대 1년간 유예했다. 뉴욕 주지사실은 전력 수요와 수자원, 환경 영향을 반영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CNBC는 Data Center Watch를 인용해 올해 미국에서 최소 75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차단되거나 지연됐고 관련 규모가 약 1300억달러(약 176조41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프로젝트 차단과 지연을 합산한 규모로, 영구 취소된 투자액과는 구분된다.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전력망·수자원 부담과 지역 반발은 앞서 본지에서도 다룬 사안이다. 이번 조사와 규제 사례는 데이터센터 확대가 일자리 창출을 넘어 지역 인프라 비용과 환경 기준을 함께 따지는 문제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전기·배관·냉각·용접 등 현장 기술직에 단기 수요를 만들고 있다. 장기 고용 효과는 건설 이후 운영 인력 규모와 각 주의 인허가 기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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