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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훈련 10년 멈추려면…연구자들, 칩 생산 중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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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 라인에서 이동하는 실리콘 웨이퍼 / TokenPost.ai

새 프런티어 인공지능(AI) 모델 훈련을 최소 10년간 중단하는 방안으로 훈련용 칩 생산을 멈추고 기존 칩을 추론 전용으로 전환하자는 연구가 나왔다. 연구진은 국제 합의가 이뤄진다면 기술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고 봤지만, 각국이 실제로 합의하고 이행할지는 별개 문제라고 밝혔다.

버클리 등 여러 대학 연구자 26명이 참여한 작업그룹은 10월 9일 약 200쪽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중단이 바람직한지, 각국 지도자가 중단을 원할지를 평가하지 않고 합의가 이뤄졌다는 가정 아래 실행 방안을 검토했다. 훈련 가능한 칩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크게 줄이고, 기존 칩을 단계적으로 추론 전용 칩으로 교체하는 구상이다.

추론은 이미 학습된 모델에 질문을 입력해 답을 얻는 과정이다. 보고서는 안전성을 인정받은 기존 모델을 목록에 올려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더 강력한 새 모델을 만드는 훈련은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AI 서비스는 이어가되 훈련용 하드웨어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보고서가 제시한 구상에는 새 프런티어 모델 훈련 금지, 기존 모델의 허용 목록 작성, 훈련용 칩 생산 중단 또는 대폭 감축, 추론 전용 칩 생산 전환, 기존 훈련용 칩의 전수 조사와 관리가 포함됐다. 중단 기간은 최소 10년으로 설정하고, 각국이 원하면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 칩 공급망을 검증 수단으로

연구진은 첨단 AI 훈련에 필요한 하드웨어 공급망에 주요 병목 지점이 있어 각국 정부가 생산과 유통을 관리할 수 있다고 봤다. 윌 피시안(Will Fithian) UC버클리 통계학 부교수는 보고서에서 “기존 공급망을 우회하기는 극히 어렵다”며 국제적 훈련 금지가 이 특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증 방안으로 기존 칩의 전수 파악, 남은 훈련용 칩의 사용 감시, 위반 여부 확인 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반도체 제조와 AI 모델 훈련에 관여하는 관할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중단 전 보급된 훈련용 칩을 관리하는 전환 기간에도 감시 장치를 두자고 제안했다. 해당 칩은 우선 추론에 활용하고, 검증을 거쳐 추론 전용 칩으로 교체하거나 정부가 회수하는 방식이다. 기존 칩을 관리하지 않으면 훈련 경쟁이 재개될 때 다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2026년 말 전 세계 훈련급 연산 능력을 엔비디아 H100 기준 약 4700만 개로 추산했다. 월간 신규 출하량은 약 290만 개로 잡았으며, 전체 교체에는 약 16개월이 걸리고 전환은 5년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 실행 가능성과 정치적 장벽

보고서는 은밀한 위반과 공개적인 합의 파기를 나눠 검토했다. 5년 안에 전략적 의미가 있는 모델을 몰래 훈련하려면 약 640만 개의 칩이 필요하다고 추산했으며, 이는 OpenAI가 연말에 보유할 것으로 예상한 전체 칩 규모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체 칩 규모는 약 310만 개로 추정했다.

합의를 공개적으로 깨고 2년 안에 결정적인 모델을 개발하려면 약 1억8000만 개의 칩이 필요하다는 추산도 담겼다. 이는 전 세계 기존 보유량의 약 4배다. 보고서는 미국이 전환 기간에 추론용으로 남겨 둔 훈련용 칩을 공개적 합의 파기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고, 중국의 미신고 연산 능력은 은밀한 위반을 어렵게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네덜란드 ASML이 첨단 칩 제조에 필요한 EUV 노광 장비를 공급하고, TSMC가 첨단 파운드리와 패키징을 담당하며, 엔비디아 칩이 전 세계 AI 연산 능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서술했다. 연구진은 이처럼 공급망이 집중된 점을 국제적 통제의 수단으로 제시했다. 다만 해당 구조를 활용하려면 주요 공급 지역과 각국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

정치적 여건은 보고서가 가정한 중단 시나리오와 거리가 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AI에서 이기는 쪽이 승리한다”는 발언을 인용했고, 9월 21일 발표된 프런티어 AI 모델 통제 촉구에 20여 개국 지도자가 호응했지만 미국과 중국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샘 알트먼, 일론 머스크 등이 개발 속도 조절에 뜻을 밝혔지만, 아모데이는 속도 조절이 훈련 중단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보고서는 경제적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지만 엔비디아에는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훈련용 칩에 집중해 온 사업을 추론 전용 칩으로 전환하는 일은 “쉽지도 저렴하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대형 기업의 지위가 강화될 가능성과 모델의 지식 기준 시점이 점차 오래될 수 있다는 점도 비용으로 꼽았다.

보고서가 검토한 것은 각국이 훈련 중단을 원할 경우 기술·정책 수단으로 이를 실행할 수 있는지다. 훈련용 칩 생산 중단과 추론 전용 칩 전환은 연구진의 제안이며, 국제 합의나 이행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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